‘해외구매’ 대행 사이트서 주문하면 OK

  • 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17분


회사원 이주현씨(25·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시티’에서 사라 제시카 파커가 신고 나온 나무굽 샌들이 마음에 꼭 들었다. 그는 인터넷을 뒤져 그 신발이 ‘닥터숄’ 브랜드라는 것을 알고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8만100원짜리 제품을 하나 주문했다.

최근 20, 30대 젊은이들 사이에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해외 브랜드를 인터넷에서 대신 구매해주는 해외구매대행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란=인터넷은 국경이 없다지만 국내 소비자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언어 장벽뿐 아니라 비싼 배송료와 까다로운 통관절차 때문에 개인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간혹 해외 배송을 해주는 쇼핑몰에 주문을 해도 배송기간이 너무 길고 배송 사고에 책임을 묻기도 어려웠다.

이러한 틈새를 노린 것이 2001년 2월 위즈위드(www.wizwid.com)가 오픈하면서 하나둘 생겨난 해외구매대행 쇼핑몰. 업체들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대신 구입해 전달해주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이전까지 소위 ‘보따리상’들이 하던 역할이 인터넷으로 옮겨진 셈이다.

대표적 사이트인 위즈위드는 회원수가 80만명을 넘어섰고 2004년 판매액은 350억원이 목표. 업계에서는 올해 총 시장 규모가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떻게 이용하나=해외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미국 내에만 배달하는 현지 쇼핑몰을 이용하려면 ‘직접 해외쇼핑’ 서비스가 좋다. 위즈위드의 ‘위즈 어드레스’에서 미국 현지 내 물류센터 주소와 고객 고유번호를 받은 뒤 해외 쇼핑몰에 들어가 미국 물류센터 주소로 주문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위즈위드는 그곳에서 한국으로 배송하는 운송과 통관 대행을 해준다.

KT의 자회사 KT커머스가 운영하는 ‘뉴욕엔조이’(www.newyorknjoy.com)는 간접 해외쇼핑 사이트. 이는 구매부터 배송까지 모두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구매대행 사이트에 오른 상품을 일반 쇼핑몰에서처럼 사면 된다. 뉴욕엔조이는 20, 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뉴욕 현지에서 머천다이저(MD)가 직접 구매한 최신 유행 패션 상품들이 많은 것이 특징. 위즈위드도 간접 해외쇼핑 서비스를 한다.

아이엠엠디(www.immd.co.kr)는 고객 스스로 MD가 돼 해외쇼핑몰에서 상품을 찾아 등록, 주문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업체는 미국 사이트에 대신 주문을 해주고 현지 창고에서 물건을 받은 뒤 검사와 항공배송, 반품까지 책임지고 대행해 준다.

▽최신 의류 구매가 많아=현재까지는 의류가 해외구매대행의 주류다. 국내에서 사기 힘든 최신 디자인의 상품을 빨리 구할 수 있고 라이선스 방식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제품보다 싸게 살 수 있기 때문. 구매지역은 현재 미국만 가능하다.

남자 폴로 줄무늬 셔츠의 경우 미국 쇼핑몰의 세일가격은 34.99달러. 위즈위드에서는 6만9800원에 팔리고 있다. “같은 제품이 국내 백화점에서 10만8000원에 팔리는 것에 비하면 30% 이상 싸다”는 것이 구매대행업체들의 설명.

일반적으로 의류는 해외 쇼핑몰에서 팔리는 가격에 운송료 관세 등 물건값의 총 30∼40%를 더한 값이면 국내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

▽사전에 꼭 체크하자=해외구매대행 서비스는 배송기간이 7∼14일 정도로 국내 일반쇼핑몰(3∼4일)보다 오래 걸린다.

의류와 신발은 한국과 다른 치수를 쓰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의 미국 기준 치수를 확인해야한다. 전자제품은 사용전압이 다른 것도 유의할 점.

가장 큰 문제점은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반품이 어렵다는 것.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단순 변심으로 인한 교환이나 환불이 어렵다.

위즈위드의 경우 10만원짜리 제품의 반송비용이 4만2000원으로 다소 비싸다. 따라서 구입하기 전에 상품 설명과 사용 후기를 꼼꼼히 읽어보고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요 해외구매대행 사이트
사이트특징
위즈위드(www.wizwid.com)2001년 2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미국 현지 물류창고를 이용하는 ‘위즈 어드레스’와 4만여종의 다양한 품목을 갖춘 ‘위즈숍’ 서비스 제공.
뉴욕엔조이(www.newyorknjoy.com)20∼30대 전문직 여성을 타깃으로 뉴욕 현지에서 머천다이저(MD)가 직접 구매한 최신 유행 패션상품 제공.
아이엠엠디(www.immd.co.kr)개인 스스로 MD가 돼 해외 사이트에 있는 상품을 등록하고 등록한 상품이 팔렸을 때 2% 적립금 제공. 물론 구매도 가능.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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