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재고…생산자 재고지수 석달연속 오름세 ‘車최악’

  • 입력 2004년 4월 15일 18시 01분


실물 경기가 지표상으로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의 재고는 계속 늘고 있다. 소비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가 않아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기업의 재고량을 보여주는 생산자 재고지수(2000년 100)는 2월 말 현재 116.5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110.0까지 떨어졌다가 12월 111.0, 올해 1월 113.7에 이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2월 말 생산자 재고지수는 경기가 바닥권이었던 지난해 7월의 113.6은 물론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의 110.8보다도 높은 것이다.

지난해 7월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기업 재고가 11월 ‘저점’을 보인 뒤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의 ‘경기회복 조짐론’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재고지수 비중이 10%가 넘는 전자부품 음향 통신장비 제조업과 화학제품 제조업의 재고지수가 각각 131.7과 120.9로 평균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극도의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의 재고지수는 167.6으로 140대선이었던 외환위기 때를 크게 웃도는 최악의 상태에서 허덕이고 있다.

산업계에서도 2월 중 도소매 판매액이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지만 소매판매만 보면 13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점을 들어 내수회복을 통한 기업재고 감소세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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