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4월 8일 18시 4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PDP를 이용한 TV를 처음 선보인 후지쓰는 시장이 커지자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후발주자인 삼성SDI는 이미 알려진 기술을 응용한 것이고 상당부분은 독자 기술이라며 정면 대응하고 있다.
▽후지쓰가 주장하는 기술=후지쓰는 1980년대 중반 PDP를 이용한 TV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PDP는 그 이전부터 모니터나 계기판 등에 사용됐지만 밝기에 문제가 있어 TV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밝기 문제를 개선해 후지쓰가 TV에 처음 적용한 것.
PDP는 사방 1mm 안팎의 미세한 격자 속에 있는 플라스마에 전압을 가해 자외선을 발생시키고, 이 자외선이 유리 표면의 형광물질을 자극함으로써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빛을 낸다. TV 화면에 아주 작은 형광등이 수백만 개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후지쓰는 전압을 가할 때 밝은 빛을 낼 수 있도록 하는 3개 전극 활용기술이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또 1초에 60여회 형성되는 TV 화면을 초기화하고 제어하는 데 필요한 구동 기술도 자신만의 기술이라는 것. 후지쓰는 모두 10개의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다.
▽삼성SDI의 대응=삼성SDI는 이들 기능이 PDP에서 중요한 기술이라고 동의한다. 그러나 90년대 일본의 NEC와 마쓰시타, 한국의 삼성SDI와 LG전자 등이 사업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 독자적인 방식을 개발해 왔다고 반박한다.
삼성SDI도 PDP 관련 특허를 2000건이나 보유하고 있다. 또 시장이 성장기에 있어 특별히 표준화된 기술이 없고 새 기술 개발속도도 그만큼 빠르다는 설명이다. 자사 제품도 시기별로 적용되는 기술이 다를 정도라는 것.
실제로 작년 특허청에 등록된 PDP 관련 기술은 총 1329건으로 2002년 766건에 비해 73.5%나 증가했다. 국내 업체와 일본 등 외국 기업의 등록비율은 87.7%와 12.3%였다.
삼성SDI 이광식 개발팀장(상무)은 “전극의 개수를 4개까지 적용하는 방식이 있는 등 후지쓰가 주장하는 기술은 이미 그 원리가 다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구동 방식도 이미 독자적인 기술을 가미해 적용하고 있고 곧 새로운 개념의 구동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망=올해 한국 기업의 세계 PDP시장 점유율은 오리온PDP까지 합할 경우 50%를 넘어 일본(48%)을 처음으로 앞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 3년 후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국 PDP산업 발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후지쓰의 기술이 지금은 가치가 있지만 소송 결과가 나올 때쯤이면 이미 다른 기술이 개발돼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유기전자소자팀 서경수 팀장은 “국내 업체의 PDP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이 분야 원천기술을 보유한 일본 업체의 특허권 주장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국내 업체들도 그동안 독자적인 기술을 상당수 확보했으므로 소송과 별도로 특허권교환(크로스라이선스) 협상으로 기술사용료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