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우리카드 직원 2명 회사돈 400억 날린뒤 잠적

  • 입력 2004년 4월 7일 2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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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회사 직원 2명이 회사 돈 400억원을 빼돌려 선물(先物) 및 옵션 투자 등으로 날린 뒤 잠적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옛 우리신용카드 P과장과 O대리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회사 자금 계좌에서 4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두 사람과 계좌 명의인 등 3명을 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31일 우리은행에 합병됐다.

은행측은 “우선 증거가 확인된 금액만 고소했으나 실제 횡령액은 4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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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과장과 O대리는 우리카드 법인 당좌계좌에 있는 돈을 자신들이 몰래 회사 명의로 만든 다른 은행의 비밀계좌에 이체한 뒤 한 증권사의 선물 옵션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측은 “이들이 이 돈을 선물 옵션 투자로 날렸을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방법으로 외부에 빼돌렸는지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P과장 등이 국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위조여권을 이용해 출국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카드의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검사에 착수했으며 문제점이 발견되면 관련 임직원을 엄중 징계할 방침이다.

금융계에서는 이들이 지난해 우리카드가 대규모 적자를 내고 은행과의 합병을 준비 중인 어수선한 상황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O대리가 6일 오전 인척에게 가족을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2억1000만원을 맡기고 잠적한 뒤 이 인척이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은행측도 범행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한 고객 피해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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