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조 사장 “시티파크 투기열풍, 기억하기도 싫습니다”

  • 입력 2004년 4월 7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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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를 조장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온 국민의 마음을 힘들게 했습니다.”

서울 용산에 지어질 ‘시티파크’의 분양대행을 맡았던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42·사진)의 얼굴에선 8개월 동안 밤낮없이 매달려온 일을 ‘대성공’으로 마무리 지은 자부와 보람을 찾기 힘들었다. 그는 ‘부동산 로또’, ‘제2의 타워팰리스’ 등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들었던 시티파크 분양의 현장책임자였다.

지난해 8월 시티파크의 분양대행 프로젝트를 따낼 때만 해도 이 정도의 과열은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분양 한 달 전인 2월 말 전화가 하루 1000여통씩 쇄도하면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단다.

그는 시행사 및 시공사와 협의해 △분양 일정을 최대한 늦추고 △20세 이상 가구주에게만 청약을 제한하고 △계약을 하지 않는 당첨자의 청약증거금을 한달 뒤에 환불하는 등 과열 식히기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시티파크 투기 열풍’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10여일 만에 몸무게가 3kg이나 빠졌다고.

“‘실수요자가 살기 편한 집을 짓는 데 기여하자’는 평소 생각이 기형적인 부동산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다시는 시티파크 같은 프로젝트는 맡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금리+α’가 적정하다”고 강조했다. 수익률이 과도해 다들 부동산시장으로 몰리면 결국 땅값이 올라 건설업체는 사업하기 힘들어지고 투자자들도 부동산 값 급락 위험을 안게 돼 안정적인 장기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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