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 지어질 ‘시티파크’의 분양대행을 맡았던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42·사진)의 얼굴에선 8개월 동안 밤낮없이 매달려온 일을 ‘대성공’으로 마무리 지은 자부와 보람을 찾기 힘들었다. 그는 ‘부동산 로또’, ‘제2의 타워팰리스’ 등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들었던 시티파크 분양의 현장책임자였다.
지난해 8월 시티파크의 분양대행 프로젝트를 따낼 때만 해도 이 정도의 과열은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분양 한 달 전인 2월 말 전화가 하루 1000여통씩 쇄도하면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단다.
그는 시행사 및 시공사와 협의해 △분양 일정을 최대한 늦추고 △20세 이상 가구주에게만 청약을 제한하고 △계약을 하지 않는 당첨자의 청약증거금을 한달 뒤에 환불하는 등 과열 식히기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시티파크 투기 열풍’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10여일 만에 몸무게가 3kg이나 빠졌다고.
“‘실수요자가 살기 편한 집을 짓는 데 기여하자’는 평소 생각이 기형적인 부동산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다시는 시티파크 같은 프로젝트는 맡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금리+α’가 적정하다”고 강조했다. 수익률이 과도해 다들 부동산시장으로 몰리면 결국 땅값이 올라 건설업체는 사업하기 힘들어지고 투자자들도 부동산 값 급락 위험을 안게 돼 안정적인 장기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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