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펀드 중소형주에 ‘러브콜’…코스닥 순매수 5배 급증

  • 입력 2004년 4월 6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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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코스닥에 등록한 우주일렉트로닉스는 최근 외국인들의 ‘러브 콜’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5일까지 외국인 지분이 전혀 없었지만 이달 2일 14.55%까지 치솟았다. LCD 모니터와 휴대전화용 초정밀 커넥터를 생산하는 정보기술(IT) 부품주인 데다 올해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의 ‘쇼핑 리스트’에 오른 것.

이 회사 윤상준 과장은 “유럽계 펀드 2, 3곳이 투자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고 국내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주식을 사들였다”며 “갑자기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들여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외국인과 내부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항의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 중소형주를 골라 사들이는 외국계 펀드들이 늘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 대형주의 유통 물량이 부족한 데다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하루 평균 32억9000만원에서 올해 들어 151억2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외국인들은 코스닥에서 6일에만 지난해 거래소 하루 평균 외국인 순매수 규모(1300억원)에 맞먹는 109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2000년 2월 8일 1467억원, 2000년 2월 3일 1166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올해 들어 코스닥 종목에 투자하는 외국계 펀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까지 코스닥 종목을 사들인 외국계 펀드는 40여개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파비엔픽텟앤파트너스(FPP)는 최근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시대에서 이름을 따 한국 코스닥 종목 등에 집중 투자하는 ‘스리킹덤스펀드’를 개설했다. 한국 우량 중소형주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게 이들이 밝힌 펀드 개설 이유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아틀란티스투자운용의 아틀란티스코리안중소기업펀드, 미국계 옥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OCM)의 이머징마켓 펀드 등이 코스닥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해외 펀드. 이밖에 비교적 장기투자자로 알려진 템플턴자산운용, 피델리티펀드 등도 코스닥에 돈을 넣고 있다.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중소형주 투자를 희망하는 외국계 펀드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활동하는 헤지펀드가 분화되면서 중소형 헤지펀드가 늘어났고 이들이 한국의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04년 코스닥 종목에 투자한 주요 해외 펀드
해외 펀드 투자 종목
아틀란티스 코리안중소기업펀드영국태산엘시디, 우리조명, 현대통신, 이오테크닉스, 이루넷, 서울반도체, 리노공업, 오성엘에스티, 세진티에스 등
OCM 이머징마켓펀드미국우영, 다산네트웍스, 인터플렉스, 대진디엠피
JF자산운용홍콩네패스, 큐릭스 등
캐피털그룹인터내셔널미국국순당 등
파비엔픽텟(FPP) 이머징펀드영국써미트, 삼화기연 등
GMO 이머징마켓 펀드미국주성엔지니어링 등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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