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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11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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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와 서울대 공업교육과를 나와 대우에 입사한 뒤 대부분의 기간을 건설현장에서 보냈다. 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 건설부문 사장을 맡아 매출 2조7750억원, 적자 1206억원(2000년)이던 회사를 지난해 매출 4조2311억원에 순이익 1637억원의 건실한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30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했다.
그러나 회사 내에서 대우건설 경영 정상화의 공신으로 꼽혔던 남 전 사장은 작년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의 강한 교체 압력을 받았다. 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측이 외부인사를 사장으로 영입하려 했고 남 전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11일 “남 전 사장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개인적 영달을 위해서라기보다 회사의 앞날을 위해 낙하산 인사를 막으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몇몇 정치권 인사들과 마찰을 일으켰으며 결국 대우건설 출신인 박세흠(朴世欽) 현 사장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박 사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공업교육과를 나온 남 전 사장의 대학 후배. 남 전 사장보다 2년 늦은 76년에 대우에 입사했다.
박 사장 취임 직후 남 전 사장은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직원들 사이에서 남 전 사장은 외부청탁을 거의 들어준 적이 없고 로비 과정에서도 개인적 치부(致富)는 하지 않은 비교적 청렴한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대우의 한 관계자는 “남 전 사장은 내성적이어서 평소 특별한 대외활동도 하지 않았는데 노건평씨에게까지 청탁을 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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