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제일-외환銀 인수전 뛰어들 것”

  • 입력 2004년 2월 23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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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이덕훈(李德勳) 행장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은행에 대항하기 위해 제일은행이나 외환은행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행장의 발언은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이후 한국의 금융권에서 추가 인수합병 등 지각변동이 빠른 시일 안에 현실화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행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를 계기로 외국 금융자본과 한판 대결을 벌이기 위해서는 '세(勢) 불리기'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제일은행이나 외환은행 등 국내 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잠식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현재 119조원인 자산을 300조원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면서 "지난해 1조3222억원의 순(純)이익을 냈으며 외부 조달 능력까지 고려할 때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행장은 "LG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등 우량증권사 뿐 아니라 보험, 투신 등 올해부터 본격화될 제 2금융권 구조조정 작업에도 적극 참여해 은행 증권 보험 투신 등을 아우르는 금융지주사의 면모를 다지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또 "외국계 은행이 당장은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지 모르지만 한국 국민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토종(土種) 은행은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더라도 국민과 함께 동고동락할 것이라는 점을 고객들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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