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젤 차량 시대가 열리고 있다.'

  • 입력 2004년 2월 16일 14시 08분


'주 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레저용 차량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디젤 차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등록차량 132만여대 가운데 디젤 차량은 49.8%. 2000년의 33.1%에 비해 16.7%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디젤 승용차의 내수 판매가 허용되면서 앞선 기술을 보유한 수입차 메이커들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어떤 차가 있나=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업체는 아우디. 지난해 11월 SUV 차량인 '올로드콰트로 2.5 TDI'를 내놓으며 수입차의 '디젤 차량 전쟁'에 불을 붙였다. 아우디 관계자는 "이 SUV모델은 일종의 '맛보기'로 내년에는 대부분의 모델에 디젤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도 최근 '지프 그랜드 체로키' 디젤 모델을 발표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사에서 만든 '제3세대 디젤 엔진'을 장착,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였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특히 4000만원대라는 가격경쟁력으로 신차 발표회까지 150여대 이상 주문이 들어왔다는 것. 다임러크라이슬러사는 올해 총 3개의 디젤 엔진의 SUV를 들여올 계획이다.

랜드로버코리아는 올 1월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한 '2.0 뉴프리랜더 TD4'을 선보였다. 내리막길 제어장치, 5단 자동 트랜스미션, 정속 주행 장치 등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재규어는 내년 세단인 'X타입'의 디젤 모델을 판매할 예정.

폭스바겐을 수입하는 고진모터임포트도 올 하반기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SUV모델, 'V10 5.0'과 '투아렉 2.5 TDI' 모델을 내놓을 예정. 5000cc인 'V10'는 현존하는 디젤 엔진 중 힘이 가장 세다는 설명이다. 무게가 2.5톤인 이 차는 100m를 7.8초에 주파한다. 연비는 100㎞당 12.2리터.

이미 SUV모델을 통해 디젤차를 선보이고 있는 국내 업체도 경유 승용차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내년 2000cc급의 '세라토 디젤'을, 현대자동차는 내년 1500cc 이하급 모델을 중심으로 '클릭' '뉴아반떼XD' '베르나' 등을 디젤 모델로 판매할 예정이다.

▽디젤차 VS 가솔린 차= 이제까지 정부는 디젤차에 대해 엔진 가동 시 미세 먼지를 발생시켜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해 왔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들은 "엔진 기술의 발달로 환경 친화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가솔린 차에 비해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점과 소음이 크다는 점도 단점.

하지만 유류비가 적게 드는 점이 소비자로서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가솔린 가격이 리터 당 1380원, 경유 가격이 850원이고 1년간 2만㎞를 달릴 경우 가솔린을 사용하는 쎄라토1.5(연비 12.4㎞/ 리터)는 연간 기름값으로 222만5940원을 써야하는 반면 경유로 가는 '쏘렌토 2.5'(연비 11.6㎞/L)는 연간 유류비가 146만 5400원이다. 자동차세와 유류비를 합치면 1년에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

그러나 이런 유류가격의 차이는 서서히 줄어들 전망. 정부는 가솔린과 경유, LPG의 가격비를 현재 100대 61대 43에서 올 7월에는 100대 66대 49, 2006년 7월에는 100대 75대 60으로 각각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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