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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16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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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웬만한 동네 골목길에서는 승합차에 내건 이런 팻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법원이 유류첨가제의 대명사인 '세녹스'에 대해 무죄라고 판결한 이후 세녹스는 물론 정부로부터 첨가제 인증을 받지 않은 수많은 유사상품이 범람하고 있다.
경기침체에다 원유가격의 급등으로 자동차를 운행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는 이런 '유혹'에 솔깃하게 된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는 소비자가 싼 가격 때문에 별 고민 없이 유류첨가제를 사용하지만 자동차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녹스는 프리플라이트라는 중소기업이 솔벤트 톨루엔 메틸알코올 등을 섞어 만든 것. 일반인도 힘들이지 않고 만들 수 있을 만큼 제조가 쉬운 편이다.
가격이 싼 이유는 정부가 세녹스를 연료의 기능을 도와주는 유류첨가제로 인정해 세금이 거의 붙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세녹스를 비롯해 길거리에 나도는 대부분의 연료첨가제는 이름만 첨가제일 뿐 연료 대신 사용되는 불량 연료"라고 말했다.
산자부가 지난해 대학 교수와 연구원 등 전문가 9명에 의뢰해 세녹스와 가솔린의 성능을 조사한 결과 세녹스의 연료 효율은 가솔린에 비해 떨어지고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훨씬 많이 배출되는 등 가솔린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는 세녹스에는 엔진청정제가 첨가돼 있지 않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엔진 출력과 주행 성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심하면 연료계통이 부식돼 화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이광표 서비스팀장은 "문제는 세녹스뿐만 아니라 품질이 더 좋지 않은 '유사 세녹스'까지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들 연료는 엔진 내부에 있는 고무를 녹여 자동차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1987년부터 세녹스류 연료의 판매를 허용하다 지난해 8월 판매를 금지했다. 엔진계통의 이상(77건)과 그로 인한 화재(4건)가 생겨 사회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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