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급등… 수출마저 흔들리나…물량확보 못해 '발동동'

  • 입력 2004년 2월 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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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일부 부품업체들은 오른 원자재 가격을 납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채산성이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는 수출 기업의 원자재난을 덜기 위해 수입 원자재에 대한 관세를 내리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이 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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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체감경기 갈수록 악화

자동차와 전자 등의 경우 완제품 원가 구성에서 부품 및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른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출 가격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값 상승으로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회사들이 철강제품을 평균 10% 이상 인상하면서 자동차부품업체들도 원가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완성차업체가 부품 가격 협상을 주도하는 형편이어서 이를 납품가에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해 속만 끙끙 앓고 있다.

부품업체인 A사 사장은 “문제는 철강가격 상승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앞으로 추가로 철강제품 값이 오를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2차전지, 인쇄회로기판 등을 생산하는 전자부품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원료인 코발트 알루미늄 구리(銅)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를 적기에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구리는 중국이 싹쓸이하면서 국내에서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곤란을 겪고 있다.

완제품업체도 사정이 딱하기는 마찬가지. 현대자동차는 최근 철강제품 가격이 상승하자 대대적인 원가개선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추가 가격 인상을 걱정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호주 캐나다 칠레 페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자원부국들과 자원협력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정부는 6일 경북 구미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무역진흥확대회의’를 열고 수입 원자재에 대한 관세를 내리기로 했다.

산업자원부는 관계부처 및 업계와 협의해 이달 중 기본 관세보다 낮은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 고철 원유 천연고무 등 57개 기초 수입 원자재가 할당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김순철(金淳哲) 산자부 수출과장은 “할당관세를 적용받는 기간은 통상 1년이며 국제가격 동향에 따라 적용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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