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産 쇠고기가 한우로 둔갑

  • 입력 2004년 1월 9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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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발(發) 광우병(狂牛病)' 사태 이후 미국산 쇠고기를 한우(韓牛)나 호주산 등으로 속여 파는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번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쇠고기를 판매하는 전국 주요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 축산물 도매시장, 식육점 7314곳을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 단속을 벌여 79곳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79곳 중 원산지를 속여 판 곳은 50곳,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 곳은 29곳이다.

이 같은 단속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32곳)에 비해 2.46배로 늘어난 것이라고 품질관리원측은 설명했다.

허위표시 업소 50곳이 판매한 쇠고기를 실제 원산지별로 보면 미국산이 35곳(70%)으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호주산(11곳)과 뉴질랜드산(4곳)의 순이었다.

특히 미국산은 27개 업소가 한우로 둔갑시켰고, 7곳은 호주산으로, 1곳은 뉴질랜드산으로 속여 팔다가 단속에 걸렸다.

또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업소 29곳 중에도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 경우가 16곳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이수화(李秀華) 농산물품질관리원장은 "원래 미국산 쇠고기는 호주산보다 비싸기 때문에 미국산이 호주산으로 바뀌어 판매된 것은 광우병 사태 이후 나타난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관리원측은 이번에 적발한 업소 중 허위표시 업소에 대해서는 형사입건 조치, 미표시 업소는 과태료 부과 조치를 각각 취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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