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길 우리손에”…학원가 '불안자극' 마케팅

입력 2003-12-16 18:31수정 2009-10-0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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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제7차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대입 수험생이 됨에 따라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한 학원 마케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자체분석 결과 명문대 의대와 약대는 수리, 과학탐구 영역의 실질반영률이 현재 38%에서 60%까지 늘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탐구의 경우 국사, 한국 근현대사, 한국지리를 한 세트로 선택하는 게 유리합니다.”》

학원측은 제7차 교육과정의 특성을 자체 정리해 만든 책자를 참석자들에게 나눠주었다.

이들은 “새 시험제도만 잘 분석해도 점수를 올릴 방법이 있다” “일부 과목은 많이 어려워지므로 학원을 통한 심화선행학습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결론을 내리며 학부모들을 설득했다.

이처럼 겨울방학을 앞두고 제7차 교육과정의 첫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입시학원들의 유치작전이 한창이다.

▽실태와 문제점=대략 이달 말까지 예정돼 있는 설명회는 대형이나 소형,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학원 가릴 것 없이 예년에 비해 횟수나 규모가 크게 늘었다.

대규모 학원인 B학원의 경우 서울지역 순회설명회를 이미 끝냈으며, 지방 4개 도시 순회를 통해 2만여명을 모을 계획이다.

강남권의 중소형 보습학원들도 대학교수, 유명학원 강사들을 초청해 매회 50∼100명의 학부모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각 대학이 수시모집 확대방침을 밝힘에 따라 과목별 전문학원들도 ‘내년에는 수시전형만이 살 길’이란 주제로 설명회를 열고 있다.

학부모 최모씨(51·여)는 “특히 월요일이 되면 신문에 입시설명회 안내 전단지가 20여장씩 들어온다”며 “휴대전화번호와 주소를 알려줘야 예약번호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7차 교육과정 수능의 핵심은 선택과목의 확대. 사탐은 11개, 과탐은 8개 과목 가운데 대학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1∼4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르면 된다. 이 때문에 학원의 강의도 세분화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영어 수리 과탐 영역의 반을 하나씩 운영했던 강남구 압구정동 C학원은 올해 과목별 기본반 외에도 ‘영어심화 듣기교실’ ‘심화 미적분반’ ‘심화 물리2’ 등을 개설했다.

그러나 이는 당국이 출제방향의 가닥을 잡기도 전에 너무 앞질러가는 것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혼란만 가져다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평가원측도 모의수능은 어디까지나 실험평가이고 ‘가안(假案)’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학부모와 당국의 입장=‘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김정명신 회장은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 ‘7차 공황’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불안감이 조성돼 있다”며 “학원 의존도가 더 커지고 있지만 상업적으로 가공된 정보에만 의존할 수 없으니 개별학교에서 설명회를 열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평가원 이범홍(李範弘) 수능연구본부장은 “수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억측이 많지만 교과서 수준임을 단언한다”며 “선택과목별로도 유리한 과목과 불리한 과목이 많이 생기지 않도록 연구하고 있어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편이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수험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내년 3월까지 7차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 안내책자를 일선학교에 배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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