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계열사 '카드 쇼크' 큰폭하락…"편법지원 실망" 매물증가 우려

입력 2003-12-16 18:31수정 2009-10-0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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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후세인 효과’로 연중최고치를 경신한 주식시장이 16일 ‘LG그룹의 금융업 포기와 계열사의 LG카드 지원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전날 상승분의 상당부분을 까먹었다.

매각 대상이 된 LG카드와 LG투자증권 주가가 폭락한 가운데 대부분의 LG그룹 계열사들이 ‘팔자’ 주문으로 곤욕을 치렀다. 하락장에서 LG카드 유동성 지원부담이 LG그룹주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은 계열사들을 동원한 LG카드채 인수방안에 대해 “법적으로 가능한 것이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카드와 증권 주가 폭락=LG카드는 가격제한폭까지 폭락하면서 5000원대로 떨어졌으며 LG투자증권은 장중 하한가까지 밀리다가 결국 12.4% 급락하면서 7350원에 장을 마쳤다.

LG카드의 경우 채권단이 LG카드에 대해 출자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감자(減資)’ 걱정으로 번졌다.

송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카드의 대주주 지분 완전감자 후 1조원의 출자전환이 이뤄질 경우 주식가치는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실사(實査) 결과에 따라서는 소액주주에 대한 차등감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은 LG카드 지분의 완전감자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진행 중인 3700만주 유상증자에 대한 총액인수자로서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카드 매각가치를 높이기 위해 LG투자증권이 덤으로 얹어진 상황”이라며 “LG카드 지분 완전감자시 이로 인한 LG투자증권의 주당순자산은 8.5%가량 감소한다”고 말했다.

▽전자와 화학 등 계열사의 급락=LG그룹은 내년 3월로 예정된 유상증자 대신 LG카드를 계열 분리한 뒤 계열사를 통해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8000억원을 LG카드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LG화학 7%, LG전자 6% 등 대부분 계열사의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지주회사 체제로 변신해 국내외에서 성공적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 사례로 평가받던 LG가 ‘계열사를 통해 카드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계열사 지원이 법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물으면서 황당해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많았다”며 “계열사 지원이 정말 이뤄질 경우 ‘겉과 속이 다른’ 한국의 지배구조 행태에 실망하는 외국인들의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드 신주(新株)인수권 누가 샀을까=한편 LG카드 유상증자와 관련해 기존 대주주 일부가 배정받은 신주 1041만6000주의 인수권을 제3자에게 매각한 것으로 나타나 누가 신주인수권을 사들였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3자의 정체는 주식 취득 후 5일 이내에 하게 돼 있는 공시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금융계에서는 외국계 펀드 등이 신주인수권의 일부를 사들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계 관계자는 “최근 대주주로 부상한 템플턴 자산운용이 채권단 출자전환을 위한 정관변경에 반대하는 등 채권단과 다른 입장을 피력해 왔다”며 템플턴의 지분이 지금보다 더 높아지면 채권단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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