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는 박살나도 휴대폰은 울린다

  • 입력 2003년 12월 15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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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RV차량이 밟고 지나가도 터져야 휴대전화 축에 끼나 보지요?"

페루체육회 회장이며 국제올림픽 위원회(IOC) 위원인 페루인 이반 디보스(Iv¤n Dibos)씨가 최근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에게 보내온 감사편지가 화제다.

IOC 로고가 찍힌 편지에 따르면 디보스씨는 11월 28일 낮12시 경 모나코의 알베르 왕자 일행을 마중하기 위해 리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차에서 내리면서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려다가 휴대전화(삼성 SCH-A565 모델)를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뜨렸다. 순간 무게 2톤가량의 4륜 구동 차량이 휴대전화를 밟고 지나갔고 '와삭', 전화기의 LCD창이 박살났다.

알베르 왕자는 도착과 동시에 디보스씨의 안내를 받아 페루 톨레도 대통령을 영접하기로 돼 있었다. 지금 그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국제적 망신도 각오해야 할 상황. 그는 "단말기를 새로 구입할 생각도 했으나 시간이 너무 촉박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편지에서 밝혔다. 순간,

'띠리리~.'

차에 밟힌 휴대전화에 벨이 울렸다. "대통령이 궁금해 하신다" "왕자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됐다" 여기저기서 그를 찾아댔다. 심지어 그는 LCD창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 제품의 신뢰성을 입증해 준 사례"라고 평가. 디보스씨는 "이번 사건을 통해 제품의 품질이 왜 좋아야 하는 지 깨달았다. '품질의 삼성'이 계속 번창하리라 확신한다"며 글을 맺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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