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産 김장재료 밀물…올 양파수입량 55배

  • 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40분


25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양파, 대파, 마늘, 배추 등 김장재료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었다.

한 야채 상인은 “대파의 경우 국내산은 1kg에 1600원으로 비싼 편이어서 가격이 국내산의 절반 이하인 중국산(1kg 700원)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이 도매시장에서는 지난해엔 수입 양파를 찾을 수 없었지만 올해는 24일까지 1562t이나 거래됐다. 수입 양파가 전체 양파 거래물량(1만3484t)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5%.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팔리는 양파와 대파도 10% 정도는 중국산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김장재료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양파의 경우 올해 국내의 작황이 좋지 않고 재배면적도 크게 줄어 수입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55배나 증가했다.

배추 무 고추 등의 수입도 크게 늘었으며 심지어 김치 완제품 수입은 35배나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배추 김치(완제품) 마늘 무 파는 전량 중국에서 들어오고 양파 고추 당근 젓갈류 소금 등은 중국 외에 미국 호주 등지에서도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서울 삼호유통 박장헌 사장은 “배추나 무는 주로 소금에 절인 것이 수입돼 김치공장에 납품되고 있다”며 “김치 완제품의 경우 업소용으로 많이 수입되면서 유통량이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항을 통한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크게 늘고 있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수입된 김치 완제품은 1만6771t(전국 수입량의 약 8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4t)에 비해 135배 증가했다.

이 기간 양파는 지난해(84t)보다 257배 많은 2만1688t, 배추는 지난해(315t)보다 12배 많은 4214t이 각각 수입됐다. 마늘과 고추, 무의 수입량도 작년보다 89∼159% 늘었다.

대전의 Y무역 관계자는 “최근 농산물 수입업체가 크게 늘어 셀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이들 업체는 주로 중국산 채소를 수입해 김치, 만두, 순대 등의 식품가공공장에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농산물 수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원산지 표시에 대한 감시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통관 과정에서 수입농산물 중 7%만 선별해 원산지, 품목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시중에서 국내산으로 둔갑시켰다가 적발되면 모두 회수해 원산지 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으나 올 들어서는 아직 적발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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