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원 밀집지역 전세금 강세로…강남-노원구등 품귀현상

  • 입력 2003년 11월 2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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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및 수도권의 전세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인기 학원이 밀집돼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3일 부동산 정보업체 유니에셋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평균 전세금 시세는 11월 들어 3주 내리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 원인은 △‘10·29대책’에 따른 매매시장 약세의 파급 효과 △계절적 비수기(非需期) △12월 신규입주 물량이 월별로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 점 등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강남구 노원구 등 유명 학원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는 전세금이 강세로 급전환한 가운데 매물이 달리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도곡동 대치동 일대 대규모 단지가 이런 현상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은마 선경 미도 우성 등 이 일대 단지들의 전세금 시세는 지난주에 강하게 반등했다.

대치동 은마의 전세금 시세는 31평형 2억1000만∼2억5000만원, 34평형 2억3000만∼2억8000만원으로 최근 1주일 사이 평형별로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은마타운공인 박호규 대표는 “단지 전체로 물건이 한두 개씩 나오며 하루 이틀 만에 소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치동 선경과 우성 31평형의 전세금은 3억5000만∼3억6000만원으로 ‘10·29대책’ 발표 직전 3억2000만∼3억3000만원에서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 인근 대성부동산 이해원 대표는 “아파트 매수를 의뢰했던 고객이 워낙 나오는 물건이 적어지자 ‘매매든 전세든 가리지 말고 잡아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지역의 대표적인 학원 밀집 지역인 노원구 중계동 일대에서는 아직 ‘학원 특수(特需)’가 일고 있지는 않으나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강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다.

중계동 이사철공인 이규범 대표는 “전반적인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가운데 30평형대 이상은 전세 물건이 남아돌고 소형 평수는 물건이 점차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지대림 청구 건영의 33평형은 1억6000만원선으로 올 여름 시세에서 1000만∼2000만원 떨어졌으며 25평의 경우 1억2000만원선으로 강보합세. 이 대표는 “7, 8월에 매매가가 급등하자 전세 수요자가 추가 가격상승을 우려해 아예 아파트 구입으로 선회한 경우가 많아 중대형 평형에 대한 전세 수요가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계동 양지공인 차양호 대표는 “10·29대책의 영향으로 작년이나 재작년 이맘때에 비해 거래가 조금 한산한 편”이라며 “12월 중순쯤 되면 학원 특수가 재현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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