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 악재에 실망?…사흘연속 매도공세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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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흘째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그 양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주가상승의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셀 코리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 사흘 연속 순매도=20일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39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18일(487억원), 19일(1156억원)에 이어 사흘째 순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18일 순매도 규모는 시간외 거래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으로 이것을 제외할 경우 이날 순매도 규모도 1200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 유입되기 시작한 5월 이후 외국인 순매도가 이틀 이상 지속된 것은 이번을 제외하고 모두 여섯 차례. 이 기간 외국인 평균 순매도 금액은 860억원으로 이번 순매도 공세 때보다 그 강도가 훨씬 약했다.

대만 홍콩에 이어 한국에서도 ‘이익실현’에 본격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특히 10월 말 170억달러의 누적 순매수를 보인 후 외국인 순매수가 감소하고 있는 대만 증시의 양상이 한국 증시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조정에 들어간 아시아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증시가 비자금 수사 등 악재가 겹치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당분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사기보다는 팔 이유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강도 약해질 듯=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는 ‘셀 코리아’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매수강도는 훨씬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카드채 리스크와 비자금 관련 스캔들이 ‘이벤트’성 악재가 아니라 상당기간 한국 경제와 증시를 짓누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3∼4월 카드채 부실로 국내 경제가 흔들릴 때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를 철저히 외면했다”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내년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지표들이 발표되는 다음달 중순까지는 국내 악재들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지배할 것”이라며 “거래소보다 코스닥시장이,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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