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홈쇼핑 압수수색]‘수사협조-기업선처’ 빅딜 모색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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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기업 비자금 수사와 세계 증시 동반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19일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특히 최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 및 소환 조사를 받은 LG와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전영한기자
검찰의 기업 비자금 수사와 세계 증시 동반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19일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특히 최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 및 소환 조사를 받은 LG와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전영한기자
강신호(姜信浩)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행은 19일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검찰도 체면이 있다”며 “검찰총장과 (이 문제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을 만나기 직전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검찰총장과 만나면 어떤 문제를 논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밝혔다. 이에 따라 전경련이 검찰이 요구하고 있는 기업들의 ‘고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검찰과 ‘빅딜’하나=그동안 검찰과 재계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협조수위’를 놓고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수사 대상 기업들은 “나름대로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기업들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로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구본무(具本茂) LG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에 이어 18일에는 LG홈쇼핑에 대한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실시되는 등 검찰 수사의 칼끝이 계속 재계를 압박해왔다.

여기에 재계 총수들의 검찰소환마저 임박해지면서 재계는 당혹감과 충격에 휩싸였다. 결국 전경련은 19일 강 회장과 송 검찰총장과의 전격적인 면담을 주선, 사태 해결 중재에 나섰다. 이날 만남에서 양측은 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 동석했던 현명관(玄明官) 전경련 부회장은 “강 회장이 검찰 수사 장기화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설명하자 송 총장은 ‘검찰은 수차례 재계에 수사 협조를 당부했으나 만족스러운 협력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

이에 대해 강 회장은 기업들이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없는 사정을 설명했으며 기업들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

이에 따라 전경련은 조만간 수사대상 기업들에 이날 검찰총장과의 모임에서 거론됐던 기업들의 수사 협조 사항을 전달할 방침이다. 현 부회장은 이와 관련, “회원사들을 직접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현 부회장은 이날 “기업이 충분히 협조하면 대선자금 외에 기업들의 일반 비자금은 수사하지 않겠다는 대검 공보관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경우 ‘선처’하겠다는 검찰 약속을 상기시킨 것.

▽충격에 휩싸인 재계=재계는 LG 금호 등 수사 대상 기업이 계속 확대되고 ‘재벌총수 출국금지→압수수색’ 등 충격적인 조치가 계속 이어지자 검찰 수사의 칼끝이 어디를 겨냥하고 있는지 주목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 일각에서 조만간 그룹 총수에 대한 소환까지 거론되자 재계는 “대외신인도 하락까지 우려된다”며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한편 LG홈쇼핑이 압수수색을 당했던 LG는 “검찰은 자료 제출에 불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압수수색 직전까지 어떤 자료 제출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일각에서 거론되는 대규모 비자금 조성 여부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한편 구본무 LG회장은 19일도 정상 출근했다고 LG측은 밝혔다.

금호그룹도 ‘수십억원대 비자금 조성’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내용이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그룹 총수와 핵심 임원들이 출금당하고 회사들을 압수수색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투자하겠느냐”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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