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제2 SK 될라” 초긴장…“검찰수사 너무 확대” 불만

  • 입력 2003년 11월 18일 2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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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18일 검찰이 LG홈쇼핑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이제 검찰수사가 질적 양적으로 다른 차원으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며 긴장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LG가 ‘제2의 SK’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당사자인 LG는 LG홈쇼핑 압수수색이 구본무 회장 등 대주주들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총수인 구 회장이 검찰에 소환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날 LG측은 “아직 검찰로부터 구 회장에 대한 소환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시기가 문제일 뿐 소환조사는 불가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LG홈쇼핑에 대한 소환조사가 실시되면서 다른 기업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5대 그룹에 속하는 기업 관계자는 “검찰 수사의 끝을 예측할 수가 없다”며 “‘오늘도 무사히’라고 기도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검찰의 수사 강도가 세지면서 기업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수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검찰 수사가 너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수사한다고 해서 제도적인 개혁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을 LG 등 재계의 적극적 협조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카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가 ‘제2의 SK’가 될 가능성은 낮다”며 “LG홈쇼핑 압수수색은 기업들의 고백을 유도하기 위한 압박용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19일 주식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며 “검찰은 시장의 반응 등을 살펴보면서 수사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이 오남수(吳南洙)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을 소환조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5대 그룹을 제외한 여타 그룹들도 검찰 수사의 불똥이 언제 자신들에게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조만간 강신호(姜信浩) 회장대행과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의 회동을 추진해 검찰수사 장기화에 따른 재계의 우려를 전달할 계획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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