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재래시장 해외에 길 있었네"…서울 중부시장 러 진출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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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내몰린 재래시장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

서울의 대표적 건어물 전문 재래시장인 중부시장 상인연합회는 러시아의 한국계 수산업체인 코콘(KOCON)과 합작해 수산물 가공 및 유통을 위한 러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했다고 12일 밝혔다.

동대문시장의 일부 상인들이 중국 일본 등의 패션몰 사업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건어물이나 수산물을 판매하는 재래시장이 해외에 진출해 현지법인을 세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회측은 이 회사 지분의 49%를 갖고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 부지면적 5만평 규모의 수산물 가공시설과 건조장을 갖춘 수산단지를 내년부터 임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 수산단지에는 국내 수산물가공업체 등을 입주시켜 명태 등 수산물을 가공하고 중부시장은 물론 러시아 시장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중부시장상인연합회 김창호 본부장은 “명태 등의 주산지인 러시아 인근 해역의 어획쿼터 확보가 어려워 공급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현지 진출을 통해 명태의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고 러시아 수산물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7년 문을 연 중부시장은 하루 평균 1만여명이 찾는 전국 최대의 건어물 및 수산물 전문 시장.

최근 대형 할인점 등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위축되자 인터넷쇼핑몰 ‘e-중부시장’(www.jungbumarket.com)을 열고 상인연합회가 품질을 인증하는 ‘차반누리’라는 공동 브랜드를 개발해 상인 스스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현대식 쇼핑몰 2개 동을 열었고 앞으로 6개 동을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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