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리지 하나로통신 경영권 인수]하나로 주총 이모저모

  • 입력 2003년 10월 2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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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 임직원 1600명은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한 달여간 2만주 이상·미만 보유로 나눠 소액주주를 상대로 대대적인 위임장 확보작업을 벌였다. 사원 김모씨는 “수백주를 보유한 주주 집 앞에서 문을 열어줄 때까지 온종일 기다렸다가 위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박모 사원은 “수천주를 보유한 주주 집을 찾아갔다가 개에게 물렸는데 치료비 대신 위임장을 달라고 해 받아왔다”며 “그러나 보람이 컸다”며 함박웃음.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연 하나로통신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8월 임시주총 때보다 200여석 많은 600여석의 좌석을 준비했다. 좌석 대부분은 우리사주를 보유한 하나로통신 임직원이 차지하고 앉았으며 오전 10시 정각 회의 시작과 함께 이들은 “통과시키자” “하나로를 살립시다”를 소리치며 분위기를 돋우기도. 낮 12시50분경 “외자유치안이 통과됐다”는 윤창번 사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참석자 대부분이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불렀고 곳곳에서는 잘게 자른 색종이를 공중에 날리기도.

○…낮 12시경 투표가 막바지에 이르자 LG측 주주가 갑자기 일어서서 “내가 받은 위임장이 중복 위임으로 무효 처리했으나 방금 주주의 의사를 확인했다”며 투표를 하려 하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며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이 달려들어 그를 주총장 밖으로 끌어냈다.

○…당초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하나로통신을 축으로 LG텔레콤과 데이콤 파워콤을 엮어 통신 3강에 들려고 했던 LG그룹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LG는 주총무효 확인소송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찬성 비율이 워낙 높아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 LG측은 “하나로통신을 제외한 통신 방송 융합, 유무선 통신 융합 서비스 위주로 사업 전략을 다시 짜겠다”고 밝혔다.

○…당초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하나로통신을 축으로 LG텔레콤과 데이콤 파워콤을 엮어 통신 3강에 들려고 했던 LG그룹의 계획은 함성 속에 물거품이 됐다. LG의 승리를 자신하면서 이날 주총장을 찾은 LG 데이콤 등 계열사 직원들은 압도적인 표차로 외자유치안이 통과되자 “할 말이 없다”며 허탈한 표정.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당초 30% 이상 우호지분을 확보, 손쉽게 부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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