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등치는 감사들 무더기 적발

  • 입력 2003년 10월 14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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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비리를 감시하는 감사들이 해외연수를 빌미로 회삿돈을 빼돌리고 연수일정과 달리 관광을 일삼다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한국감사협회의 해외연수에 참가한다는 명목으로 회사로부터 실경비보다 많은 돈을 지급받은 뒤 협회로부터 차액을 돌려받아 가로챈 혐의(편취 등)로 상임감사 등 공기업 또는 대기업 감사실 직원 36명을 적발해 13명을 불구속하고 나머지 23명에 대해 해당 기업에 비리사실을 통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9년 6월부터 올 8월20일까지 감사협회의 해외연수 참가 명목으로 회삿돈을 타낸 뒤 일정과 비행기 좌석 등급 등을 변경해 남은 200만~700만원의 차액을 받아 몰래 가로챈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회사에 제출한 일정과 달리 연수 일정의 대부분을 관광으로 소비했다고 덧붙였다.

조사결과 이들은 대부분 정부 고위 관료나 주요 정당 고위 간부로 일하다 해당 기업에 영입됐으며 소속 기관은 농업기반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토지공사, 조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마사회, 한전기공, 전문건설공제조합, 대한지적공사, 포스코, 국민은행, 금융결재원 등 31개다.

경찰은 또 이들 등 250개 회원사의 감사실 직원 등을 상대로 99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3~4회씩 해외연수 업무를 주관하면서 참가자 몰래 항공비 등을 부풀려 모두 2억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한국감사협회 최모 사무총장(6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 공사 감사의 경우 똑같은 일정을 다녀온 일반 직원보다 2배 이상의 회삿돈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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