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모터쇼]스포티…럭셔리…오픈카의 변신

  • 입력 2003년 9월 15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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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
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
‘하늘을 향한 전쟁(The battle for the sky).’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두고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판은 “글로벌 메이커들이 하늘까지 공간을 확대한 오픈카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며 이 같은 제목으로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항공업계에서나 어울릴 법한 문구가 모터쇼를 묘사하는 표현으로 등장한 것.

실제 이번 향연(饗宴)의 특징은 비록 컨버터블은 아니더라도 스포티한 모델이 많고, 그러면서도 한껏 멋을 부린 차들이 대거 참가했다는 것.

BMW코리아의 김영은 이사는 15일 “이번 모터쇼는 평범한 세단보다는 운전자의 개성을 살린 차들이 주목받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60회를 맞은 모터쇼는 ‘차의 매혹(The Fascination of the Car)’을 주제로 21일까지 진행된다.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하다=폴크스바겐은 전통적 스타일을 과감히 벗어던진 2인승 로드스터 컨셉트카 ‘컨셉트R’로 시선을 모았다. 버튼으로 엔진의 음량이 조절되고 스티어링휠과 페달이 운전자의 신체조건에 맞게 움직인다는 게 특징. V형 6기통 엔진으로 정지상태에서 5.3초 만에 시속 100km에 이를 정도로 가속이 빠르다. 푸조도 세계 최초로 4인승 하드톱 컨버터블인 ‘307CC’를 내놓았다. 연간 약 6만대가 팔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형차들도 전통적인 세단에서 벗어나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화했다. 가장 주목받은 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SLR 맥라렌’. 50여년 전에 나왔던 ‘SLR’를 원형으로 한 초호화 스포츠카로 하늘을 향해 치솟는 모양으로 열리는 문이 인상적이다. 연간 500대 한정으로 생산되며 가격은 5억원대. BMW도 과거의 보수적인 스타일을 과감히 탈피, 스포티함을 강조한 ‘6시리즈 쿠페’를 선보였다. 쿠페형 컨셉트카 ‘Z9’을 기본으로 한 것으로 차세대 럭셔리 쿠페 시장을 겨냥했다. 645Ci는 8기통 4.4L 325마력 엔진을 얹었으며 최고시속 250km를 자랑한다. 아우디는 고성능 스포츠카인 R8의 유전자를 담은 컨셉트카 ‘르망 콰트로’를 내놓았다.

유럽의 전통적 이미지인 실용성을 강조한 경차와 해치백도 다수 선보였다. 폴크스바겐은 5인승 해치백 스타일인 ‘골프 5세대 모델’을 내놓으며 오펠의 ‘뉴 아스트라’(5인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골프 5세대는 다음달 출시되며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에 들어올 예정이다. 시트로앵 C2, 스마트의 ‘포도어’, 로버의 시니로버 등도 처음 공개된 해치백 모델이다.

▽유럽을 겨냥한 국내 업체들=현대·기아차와 GM대우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유럽 시장을 겨냥해 총 43개의 신차와 컨셉트카를 출품했다.

현대차는 쿠페형 ‘투스카니’를 기본으로 한 컨셉트카 ‘현대 CCS’를 공개했다. 버튼을 누르면 천장과 창문이 트렁크 안으로 들어가면서 오픈카로 바뀌는 국내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개성을 중시하는 유럽의 젊은층을 겨냥했다.

기아차도 2000cc급 스포츠카 컨버터블 ‘KCVⅢ’를 컨셉트카로 소개했다. 1000cc급 경차 ‘SA’(수출명 피칸토)는 내년 초 수출된다.

GM대우차는 내년 초 유럽에 판매할 해치백 스타일의 ‘라세티’와 침대용 이동사무실용 등으로 다양하게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다목적 미니밴 컨셉트카 ‘유니버스’를 소개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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