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역 種세분화]저층아파트 대부분 2종…재건축 비상

  • 입력 2003년 8월 26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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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5일 발표한 일반주거지구 종 세분화에 따라 2종 지구로 결정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시가 25일 발표한 일반주거지구 종 세분화에 따라 2종 지구로 결정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일반 주거지역에 대한 서울시의 종(種) 세분화 작업이 25일 일부 가시화되면서 재건축을 추진해왔던 아파트 조합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종 세분화는 지역의 개발 상황과 보존 가치 등을 따져 1∼3종으로 나눈 뒤 건폐율(부지면적 대비 건물 1층 바닥면적의 비율)과 용적률(부지면적 대비 지하층을 뺀 건물바닥 총면적의 비율)을 차등화해 적용하는 작업이다.

1종은 환경 보전 가치가 높아 저밀 개발을 유도하는 곳으로 건폐율(60% 이하)과 용적률(150% 이하)이 가장 낮다. 2종(건폐율 60% 이하, 용적률 200% 이하) 3종(건폐율 50% 이하, 용적률 250% 이하)으로 갈수록 고밀도 개발이 가능하다.

따라서 종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결정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재건축 가능 여부도 판가름 난다.

▽수익률 하락 불가피할 듯=서울시는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와 용산구 한강맨션 등 5층짜리 저층아파트를 대부분 2종 주거지역으로 결정했다. 또 용산구 보광동 한남동, 성동구 금호동 옥수동, 강북구 미아동 등과 같은 재개발지역도 대부분 2종으로 분류했다.

이들 지역은 그동안 3종으로 지정될 것을 기대하고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지정돼 왔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용적률이 낮아진 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재건축 재개발 조합원의 부담도 늘어날게 확실시된다.

사상 최대 규모의 재건축아파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송파구 가락시영의 경우 당초 조합이 용적률 250%를 적용해 현재의 6600가구를 7275가구 규모(총연면적 30만평 규모)로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2종으로 결정됨에 따라 재건축을 통해 늘릴 수 있는 총면적이 24만평으로 6만평 가량 줄어들게 됐다. 이는 30평 아파트 2000여 가구에 해당하는 면적.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660가구)도 용적률 250%를 기준으로 1118가구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2종으로 지정됨에 따라 연면적 기준으로 1만6000여평이 줄어들어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투자 전략=수익성은 떨어지겠지만 투자자가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아파트분양가가 조금 오르겠지만 그만큼 쾌적성을 확보할 수 있고 투자가치도 높아진다.

또 서울시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있을 지구단위계획(재건축)이나 재개발기본계획(재개발)을 수립하면서 단지별 지역별로 용적률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조정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두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이런 점을 근거로 사업 추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용적률 감소가 궁극적으로는 공급 물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도 고려하자. 입지여건이 좋은 두 지역에 대한 수요층이 두꺼운 상황에서 공급 감소는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번 서울시 발표로 당분간 분위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으므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는 삼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용산구 이촌동의 A공인 관계자도 “한강맨션은 올 4월 시공사(LG건설·삼성물산) 선정 직전에 값이 급등한 이후 특별한 호재가 없어 최근에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종 세분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의 B공인 관계자도 “가락시영의 경우 최근까지 꾸준한 가격상승이 이어져왔지만 이번 조치로 상승세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11개 자치구 종 세분화 내용 (단위:%)
제1종제2종(7층)제2종(12층)제3종
종로58.726.06.19.2
45.628.76.319.4
용산37.528.411.722.4
성동23.048.89.418.8
광진22.330.525.222.0
동대문22.934.613.529.0
강북28.342.96.522.3
구로14.447.713.324.6
금천25.746.812.814.7
영등포6.350.119.923.7
송파10.322.617.349.8
위의 세분화 내용은 최종 결정 과정에서 바뀔 수 있음. 자료:서울시

서울시내 주요 자치구 지역별 종 세분화 주요내용
구분현행이후
종로·체부동 173 일대 재개발지
누하동 152 일대 재개발지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
·무악연립
·재개발 사업계획상 용적률 적용

·2종-7층 이하
·2종-12층 이하
·현행대로

·1종
·3종
송파·마천동길 주변
·가락시영아파트
·송파동 한양아파트
·2종 및 3종 혼재
·2종-12층 이하
·2종-12층 이하
·현행대로
·2종-12층 이하
·2종-12층 이하
용산·재개발사업지 14건
·한강맨션아파트
·남산 최고 고도 지구
·재개발 사업계획상 용적률 적용
·2종-12층 이하
·2종-12층 이하
·현행대로
·2종-12층 이하
·2종-7층 이하
성동·재개발사업지 16건·재개발 사업계획상 용적률 적용·현행대로
광진·아차산 일대·1종 및 2종 혼재·1종
동대문·재개발사업지 6건
·청량초등학교 인접지
·재개발 사업계획상 용적률 적용
·1종(2종-7층 이하 건의)
·현행대로
·1종
구로·온수동, 오류동, 항동 일대
·가리봉 1동
·2종-7층 이하(3종 건의)
·2종-7층 이하, 12층 이하
·2종-7층 이하
·2종-12층 이하
강북·북한산 일대·1종(2종, 7층 이하 건의)·1종
중구, 금천구, 영등포구는 별도 이견 제시 없음. 자료:서울시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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