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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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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상승장에 참여했다가 손해만 본 과거 경험이 학습효과를 나타낸 결과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매수세력 확장되나=과거 증시의 대세 상승기에서는 외국인, 기관, 개인순으로 주식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외국인에서 국내 기관과 개인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분기점은 대략 주가지수 750∼800 선.
1999년 5월과 2002년 1월 지수가 750 선을 넘어섰을 때 외국인들은 강한 매수세에서 제한적 매수세로 바꾸었고 그 자리를 기관, 개인순으로 들어가 주가를 끌어 올리는 패턴을 보였다.
한태욱 대신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시중 자금의 유입은 주가 저점(올 3월)보다 5∼6개월 후행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되면서 국내 자금이 증시로 속속 유입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권사 영업점에는 ‘지금 주식에 투자해도 늦지 않느냐’는 개인투자자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신권의 순수 주식형 펀드 투자자금이 7월 이후 10조원대에서 9조원대로 떨어졌고, 증시 개인투자자 예탁금도 늘어나지 않고 있다.
유석윤 LG투신 마케팅팀장은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는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투자자금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허물어진 1000의 꿈과 학습효과=전문가들은 1∼2년 앞을 내다보면 종합주가지수 750 선이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 투자해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좀처럼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은 과거 주식투자 실패의 아픔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가는 1989년 3월, 94년 11월, 2000년 1월과 4월 각각 1000을 넘었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지수가 800 선이 넘으면서 본격적으로 투자에 참여했다가 ‘상투’를 잡고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기수씨(가명·45)는 “지난해 4월에도 주가지수 네 자릿수 시대가 온다는 생각에 여윳돈을 모두 투자했다가 손해만 봤다”며 “이번엔 안 속는다”고 다짐했다.
작년 10월 이후 미국 국채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최근 미국 금리 상승으로 큰 손해를 입었다. 금리상승으로 국채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좋다는 시장만 따라다니기를 그만두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게 자산을 주식 채권 예금 부동산 등에 잘 배분해 장기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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