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 SK회장 검찰고발]분식회계 관행 고강도 제재

  • 입력 2003년 8월 20일 18시 48분


증권선물위원회가 SK해운의 분식회계 책임을 물어 손길승(孫吉丞) SK해운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함에 따라 SK글로벌에서 촉발된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SK글로벌과 SK해운은 ㈜아상에 자금을 지원해 줬다가 떼인 뒤 이를 감추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 회장은 SK글로벌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2차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SK해운 분식회계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손 회장은 SK그룹 회장이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손 회장의 거취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코너에 몰린 손 회장=손 회장은 구속 중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 함께 SK글로벌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 회장이 다시 검찰조사를 받는다면 전경련 회장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이노종(李魯鍾) 전무는 “SK해운 분식회계 사건과 전경련 회장직과는 관련이 없다”며 “전경련 회원사의 의견을 존중해 회원사들이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날 것이고 회장직을 유지해 달라고 하면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이번 사태로 경영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 구속 이후 손 회장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손 회장은 SK글로벌 회장직에 이어 SK해운 회장직을 내놓게 돼 그룹회장직과 SK텔레콤 회장직만 남았다.

▽SK해운의 분식회계 수법=발단은 SK글로벌이 최 회장의 인척이 운영하는 ㈜아상에 지급보증을 서준 것. ㈜아상은 목재관련업체로 78년 ‘선경목재’란 이름으로 설립돼 86년 우림목재, 92년 ㈜아상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현재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SK글로벌은 ㈜아상이 대출금 2910억원을 갚지 못해 대지급해야 할 처지가 되자 대지급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회사인 SK해운을 동원했다.

SK글로벌이 97년부터 SK해운에 총 2910억원을 준 뒤 SK해운이 다시 이 돈을 아상에 넘겨준 것.

SK글로벌은 SK해운에 돈을 건네면서 마치 SK해운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한 것처럼 처리해 놓았으며 이 CP는 외환위기 이후의 고금리 시절에 이자가 붙어 4786억원까지 불어났다. 장부에 가공의 예금 수천억원을 기재해 놓은 것. SK글로벌은 사태가 터진 직후인 올 3월에야 이 돈을 손실처리했다.

SK해운은 이와 별도로 CP 600억원어치를 발행해 ㈜아상에 빌려줬으나 이를 재무제표에 기재하지 않았다. SK해운은 600억원 가운데 90억원만 받고 미수이자를 포함한 529억원은 받지 못했다.

SK글로벌 SK해운 분식회계 조치 내용

조치 내용
SK글로벌-손길승 대표이사 해임권고 (제재의결일 현재 사임이 확정된 경우 해임권고 상당)-김승정 문덕규 임상준 임원 해임권고 상당-검찰에 관련 내용 송부
SK해운-손길승 대표이사 등 임원 3명 검찰 고발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손길승 대표이사 등 임원 해임권고 -유가증권 발행 제한 12개월-3년간 외부감사인을 금융감독위원회가 지정
영화회계법인(SK글로벌 감사인)-과징금 3억1960만원-특정회사 감사업무 제한 5년-벌점 200점
공인회계사7명에 대해 등록취소 및 업무정지 조치
자료:금융감독위원회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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