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조세 부담 작년에도 18.4% 늘어

  • 입력 2003년 8월 19일 01시 43분


코멘트
준(準)조세 성격의 각종 부담금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가 18일 발표한 ‘2002년 부담금 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업과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인 부담금은 102개 명목에 7조4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부담금 징수액은 2000년 4조1600억원에서 2001년에 6조2900억원으로 51.2%나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18.4%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부담금은 관광진흥부가금이 폐지되고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과 특별기여금이 신설돼 전체적으로 1개 늘었다. 특히 전체 부담금 가운데 환경 관련과 건설·교통 관련 부담금이 각각 24개와 23개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지난해 액수가 크게 늘어난 부담금은 전력산업기반기금부담금으로 5463억원이나 증가했다. 또 건강증진부담금은 담배에 붙는 부담금이 한 갑당 2원에서 150원으로 오르면서 2001년 13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97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 학교용지부담금은 13개 시·도에서 조례를 제정해 경쟁적으로 징수에 나서면서 2001년 77억원에서 작년에는 758억원으로 늘었다.

전무(全武) 대한상공회의소 환경팀장은 “정부가 정책으로 규제를 하면서 한편에서는 부담금도 거둬들이는 이중 규제가 많다”면서 “부담금 제도를 정비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줄 것을 여러 차례 정부에 건의했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홍상(鄭弘相) 기획예산처 기금제도과장은 “기업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담금이 자꾸 늘고 있는 것은 관련 부처나 지자체가 자꾸 새로운 명분을 만들어 거둬들이는 구조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