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株 조정장세에 강하다?…상승후 급락땐 1년이상 휴식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50분


‘산 주식이 떨어졌을 때보다 판 주식이 오를 때가 더 배 아프다’는 말이 있다.

증시가 주춤거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보유주식을 팔아야 할지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상승세가 멈춘 것이라면 빨리 차익 실현에 나서야 하지만 이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이럴 때 장세를 세밀히 살펴보면 추가로 오를 종목인지, 하락세로 돌아서는 ‘도루묵’ 주식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예견했던 조정 장세로 돌입=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4개월에 걸쳐 500선 초부터 730선까지 계속 올라온 만큼 예상할 수 있었던 숨고르기라는 설명이다.

보통 상승 기간과 주가의 30%를 각각 조정 폭으로 볼 때 이번 조정에서는 8월 한 달 동안 지수 670∼680선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 한화증권은 보수적인 시각에서 종합주가지수가 최대 630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훈석 동원증권 연구원은 “8월에도 상승세가 지속됐다면 토대 없는 상승세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며 “700선이 붕괴돼도 비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 없다”고 말했다.

조정이 끝난 뒤에는 상승 추세를 다시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잘생긴 조정’이면 OK=문제는 개별 종목의 지지부진한 주가 움직임이 하락장의 전조가 되는 때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장기간 상승 이후 급락 양상을 보이는 ‘도루묵 주가’ 종목들은 이후 1년 이상 휴식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파동이론에 근거한 꼼꼼한 차트 분석을 통해 양호한 조정을 보이는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등락이 반복되는 주가 그래프에서 △하락의 저점이 이전 상승 시작점의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재상승하는 3번째 파동이 길고 △이후 하락하는 4번째 파동의 저점이 첫 번째 상승 파동의 고점보다 높은지 등을 살펴야 한다.

롯데칠성은 2001년 10월 30만원선에서 상승세를 멈췄지만 한 달가량 꿋꿋한 조정 모습을 보인 뒤 이후 8개월에 걸쳐 85만원까지 올라간 경우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기술적 분석과 함께 3·4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인지 여부 등을 따져 실적 우량주를 분할 매수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