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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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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구태환(具泰煥) 재무담당 부사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현대차 그룹이 진행하는 유럽 공장 설립을 기아차가 추진키로 했다”며 “체코나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지역에서 적정 부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부지선정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 착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 부사장은 “유럽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20만∼30만대가 될 것”이라며 “어떤 차종을 생산할지, 현대나 기아차 가운데 누가 판매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의 차종을 생산하거나 현대차가 함께 투자할 수도 있는 등 아직은 변수가 많다는 것.
기아차는 중국에서의 생산능력도 25만대 더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연 5만대 수준인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공장의 생산능력을 2006년까지 10만대로 늘리고 ‘제2공장’도 연 20만대 생산규모로 장쑤성에 설립한다.
그러나 세종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유럽에 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1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아차가 이를 조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또 올 상반기 기아차의 판매대수는 수출증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어난 43만7000대라고 이날 밝혔다. 이에 힘입어 반기 매출액은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선 6조4182억원(13.6% 증가)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519억원, 328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4.8%, 17.4% 늘었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신차 개발 때 현대차 노사와 기아차 노사가 사전에 합의하자’고 요구하고 있어 협상의 난항과 생산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노조는 12일 8차 협상에서도 이 주장을 제기했다. 대우증권 조용준 애널리스트는 “기아차는 판매가 호조세인 중국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아차가 현대차처럼 노조에 해외공장 이전에 대한 개입권을 줄 경우 기아차의 해외 전략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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