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MH3총사' 상선-엘리베이터-택배 "독자생존 낙관"

  • 입력 2003년 8월 6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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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사망한 후 증권가에선 ‘현대그룹에서는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면 주가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여기서 정 회장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에 있는 ‘일부 계열사’는 현대아산,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를 의미한다.

이 가운데 일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회사는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 등 3개 회사. 이들 ‘현대 3총사’는 독자 생존이 가능할까.

▽어떤 영향이 있나=대북 사업을 맡았던 현대아산을 빼면 정 회장의 공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정 회장이 실질적으로 경영에 간여한 회사는 현대아산 정도이며 나머지 회사들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며 “정 회장의 사망은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영업 활동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심리적이고 단기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송영선 기업분석팀장은 “기업의 영업 활동보다는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까지 지주회사 역할을 했던 현대상선의 경우 채권단에서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계열사 지분 매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그룹 자체가 해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계열사간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질 경우 ‘자율 경영’으로 성과가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과 계열사간 우호적 거래가 없어진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남는다.

▽시장 상황은 낙관적=‘현대 3총사’가 속해 있는 업종은 올해 상황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해운업종은 올해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은 세계 경기의 변동에 따른 해상 물동량과 화물선의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생산기지가 중국으로 이전되면서 중국발 화물의 운송량이 크게 늘고 있어서 컨테이너 운임은 내년 3·4분기(7∼9월)까지 계속 오를 전망.

택배산업은 올 상반기 소비심리 악화로 홈쇼핑 산업의 매출이 줄면서 다소 주춤했지만 기업 물류시장의 성장으로 중장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에 따라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 회사의 노력=현대상선은 올해 1·4분기(1∼3월) 9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실제 현금 흐름과 관련이 없는 장부상 외화환산 손실이 1093억원이나 발생했기 때문.

지난해 자동차운송 부문을 매각해 단기부채 2조원을 상환하면서 부채비율을 1363%에서 442%로 낮춰 유동성 부담을 다소 덜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1·4분기에 컨테이너 사업부와 유조선, 벌크선 사업부에서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티스LG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도 장부상으로는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냈지만 이는 하이닉스 주식을 처분하면서 812억원의 손실을 봤기 때문.

영업 상황은 좋다. 1·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83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도 각각 30%와 68% 늘었다. 최근 독일의 티센크루프 등 외국 회사의 국내 시장 진출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게 다소 부담이다.

현대택배는 한진, 대한통운과 함께 국내 택배업계에서 ‘빅3’로 꼽힌다. 아직 상장은 되지 않았지만 올해 1·4분기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984억원의 매출에 1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정몽헌 회장 계열 3사의 영업실적 추이 (단위:백만원)
2000년2001년2002년2003년 1·4분기
현대상선매출5,189,5035,551,8234,628,910860,512
영업이익457,814309,214-34,32110,157
당기순이익-310,467-319,605142,218-91,785
현대
엘리베이터
매출260,090275,115311,41583,708
영업이익26,15027,17740,4229,845
당기순이익10,5838,063-35,8825,719
현대택배매출324,000297,323341,59198,466
영업이익5,8552,56510,0562,607
당기순이익2,114-10,1874,7941,068
자료:각 사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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