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조갑제 "정회장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 입력 2003년 8월 6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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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과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이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죽음에 대한 입장을 각각 라디오방송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chogabje.com)를 통해 밝혔다.

이들은 정회장의 자살에 대해 "고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을 보였으나, 그 실천 방안에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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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한 도올 김용옥은 1시간 가량 정몽헌 회장의 자살파문과 남북경협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도올은 이날 방송을 통해 "남북경협이라는 것이 이렇게 해서 끝났구나 하고 박수칠 사람도 많다. 나쁜 놈들이야"라며 "이 양반(정회장)이 택한 것은 국민들에게 이해를 호소하고 동정을 바란 것이며, 자기가 자기에게 사형을 내린 엄중한 사태"라며 "향후 현대아산을 통해 이뤄지는 남북경협 등 모든 사업을 완결짓고 더 잘될 수 있도록 국가와 국민이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우리 민족이 자주적으로 대화의 길을 트는 것이 대북사업으로 나타났고, (이는)미국이나 일본 등 열강들 보다 기회를 선취하는 고귀한 과정인데, 이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특검에서 다룬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대북송금 특검을 비판했다.

그는 정회장의 자살 배경에 대해서는 "내성적이고 약한 성격 때문에 자기가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던가, 실망을 느꼈던가, 이런 감정적인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처절한 감정적인 상처를 받았음에도 가족과 지인들에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분의 이성적인 면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4일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두 편의 글을 통해 "(정회장의 자살은)민족반역자 김정일에게 국익과 국부를 팔아넘겨 기업과 기업인을 망치고도 호의호식하고 있는 국가반역자를 법정에 세우는 기폭제가 되도록 해야한다"면서 "이것이 한 기업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누가 정몽헌의 침묵을 원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친북좌익들은 특검이나 언론이 소위 민족사업을 폭로하는 바람에 정몽헌씨가 투신자살하게 되었다고 억지를 부릴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여론은 압도적으로 정몽헌의 죽음 뒤에 있는 김정일과 김대중의 반역적 역할에 대한 분노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정회장의 투신자살에 대해서도 ▲김정일 정권의 정회장에 대한 협박은 없었나 ▲김대중 세력의 정회장에 대한 압력은 없었나 ▲누가 그의 침묵을 원했나. 그의 죽음은 정말 자의인가 등의 몇가지 관점이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옥씨가 출연도중 노대통령을 '노무현씨'로 일부 호칭한데 대해 청취자들이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고 항의 하는가 하면 조갑제씨 경우 역시 "죽음 앞에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비난이 빗발치기도 했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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