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재개발사업 탄력받아 땅값 폭등

《서울 도심 재개발사업의 ‘꽃’으로 불리는 용산 재개발사업이 꿈틀거리고 있다. 경부고속철도의 시발역인 용산민자역사(驛舍)가 내년 초 개통될 예정인 데다 이르면 10월부터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이 시작되는 등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그동안 더디게 진행됐던 재개발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또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서도 용산 일대의 분양시장은 활황세를 보이는 등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사업 내용=용산 한강로 주변은 서울 중심부에 있으면서도 개발사업이 더뎌 슬럼화가 급속도로 진행됐던 곳.

하지만 2001년 7월 서울시가 서울역∼한강대교 북단(약 4km)에 이르는 332만m²(약 100만평)를 ‘용산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재개발사업의 청사진이 마련됐다. 그동안 서울에서 추진됐던 재개발사업 중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이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한강로 주변은 용산역세권지구를 중심으로 모두 16곳이 특별계획구역으로 분류돼 아파트와 주상복합 건물, 업무용 빌딩 등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용산구는 지난달 말 서울의 대표적인 윤락가로 꼽히는 용산역 전면부지에 대한 재개발사업 구역지정안을 마련해 최근 주민공람을 마쳤다. 용산구는 2006년까지 이곳을 33∼35층 규모의 사무용 빌딩과 판매시설, 스포츠센터 등이 어우러진 국제업무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역 앞 동자동 구역 주민들은 최근 재개발사업 통합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자체 사업설명회를 갖는 등 사업 추진을 앞당기고 있다.

▽개발 활기=용산을 둘러싼 각종 개발 호재를 바탕으로 이 일대 분양시장도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한강로 일대에는 ‘벽산 메가트리움’ ‘대우 트럼프월드Ⅲ’ ‘LG 용산 에클라트’ ‘용산 이안’ 등 대형 주상복합아파트가 분양돼 준공시점인 2004∼2005년경에는 대규모 주상복합타운을 형성할 전망이다.

특히 이달 초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 ‘LG 한강 에클라트’는 88가구 모집에 2860명이 몰려 청약경쟁률이 평균 32.5 대 1을 보였다.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이 발표된 뒤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침체된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청약 열기다.

부동산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세중코리아에 따르면 용산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곳의 대로변 땅값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오른 평당 2500만∼3500만원으로 강남구 테헤란로 땅값에 맞먹는다.

2005년 입주 예정인 LG 벽산 등의 주상복합아파트(34∼59평형)의 프리미엄도 5000만∼8000만원 정도 붙었다.

▽투자 전략=용산 재개발사업을 분석하면 크게 △주거 핵심지역은 세계일보사 부지와 용산2구역 일대 △업무 지역은 서울역 앞 동자동 일대 △상업 지역은 용산민자역사 주변 등이다.

특히 이 가운데 세계일보사 부지(9200평)에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45∼67평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9월경 분양할 계획. 또 용산2구역(1만5000평)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21∼45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 강북권의 고급 아파트촌인 동부이촌동의 배후 주거지이면서 용산 미군기지의 풍부한 녹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고급 주상복합타운으로 탈바꿈할 전망.

투자의 걸림돌도 있다. 일부 재개발사업 구역은 공동개발 등의 규제가 있어 지주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발 속도가 여전히 더딜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땅값이 단기간에 급등해 투자수익이 떨어지는 곳도 점점 많아지므로 투자자라면 용산구청에서 재개발사업 상황과 필지별 용도에 관한 사항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투자결정을 내리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용산 도심 재개발지역 내 주요 개발사업
위치	개발면적(평)	건설회사	유형	가구수/설치시설
문배동 일대	9,365	미정	주상복합아파트	아파트 480가구 오피스텔 200실
용산동5가	15,000	삼성물산 현대건설	주상복합아파트	아파트 930가구 오피스텔 224실
세계일보사 부지	9,200	대우건설 롯데건설	주상복합아파트	500∼600가구
신계구역	17,000	미정	아파트	952가구
상명여고 북측부지	4,000	미정	주상복합아파트	미정
아리랑택시 부지	3,300	미정	복합관광	컨벤션센터 문화시설
캠프 킴 부지	14,000	미정	행정타운	행정업무시설
이태원 일대	78,564	미정	관광특구	미정
용산역 전면부지	3,455	미정	업무 및 지원시설	업무용 빌딩 등

용산 재개발구역 일대 주요 아파트 및 주상복합아파트
건물	건설회사	가구수	평형	평당 분양가 (만원)	평당 매매가 (만원)	입주예정
벽산 메가트리움	벽산건설	248	34∼51	835	1,030∼1,075	2005년 6월
쌍용 스윗닷홈	남광토건	98	25∼55	768∼985	908∼1,130	2003년 9월
대우 트럼프월드Ⅲ	대우건설	125	47∼64	1,002	1,300	2004년 4월
대우 아이빌8차	대우건설	110	12∼15	950	995	2004년 9월
LG 용산 에클라트	LG건설	310	38∼59	980∼1,033	1,033∼1,200	2005년 12월
용산 이안	대우자동차 판매건설	266	22∼51	950	950∼970	2005년 11월
자료:세중코리아

차지완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