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봄' 다시오나…삼성전자 주가 41만원 올라

  • 입력 2003년 7월 1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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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올해 2·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쳤는데도 주가가 상승하면서 하반기 정보기술(IT) 경기의 회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5일 발표된 미국 인텔의 실적이 기대치를 뛰어넘은 것도 IT 경기회복을 점치는 한 가지 이유.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가 실적 장세가 아닌 외국인 매수세에 의해 움직이는 성격이 강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

IT경기 바닥론은 올해 벌써 두 번째. 삼성전자가 4월 초 부진한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가 오르자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바닥 확인 이후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2·4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 높여 잡았다.

그러나 16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은 이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나 떨어졌다.

반도체 분야가 5월 이후 반도체 가격의 상승과 액정표시장치(LCD)에 대한 수요 증가로 그럭저럭 선전했지만 휴대전화 부분의 성적이 나빴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장으로 중국 수출이 부진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 대신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분야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며 주목을 받았다.

동양종금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월 평균 3500억원대에서 6월 4000억원대로 늘어나면서 IT경기 회복의 신호가 왔다”며 “플래시메모리와 TFT-LCD 등 분야의 경쟁력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인텔 효과’까지 겹쳐 전날보다 2.45% 오른 41만8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섹터별 분석에서 IT분야가 밝은 편은 아니다”며 “IT 경기 바닥이 확인됐더라도 이후 상승하는 ‘V’자 형이 아니라 ‘L’자 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텔측도 5월 내놓은 스프링데일 칩셋과 센트리노 칩셋의 호조로 좋은 실적을 냈지만 “PC에 대한 기업 및 개인 사용자들의 수요 반등을 점치기 어렵다”고 밝힌 상태.

주가 측면에서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43만원 정도에서 고점을 찍고 꺾이면 최소한 몇 달 정도는 길게 주춤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원투신 이채원 자문운용본부장은 “전날 포스코가 좋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가 떨어진 반면 삼성전자는 부진했는데도 주가가 올랐다”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실적이 아닌 유동성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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