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출자 되레 늘었다…12개 민간기업 출자 5조초과

  • 입력 2003년 7월 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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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인 대기업들의 출자총액이 작년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기업의 총수 지분은 자본금의 1.5% 선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발표한 ‘2003년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의 주식 소유 현황’에 따르면 올 4월 1일 현재 17개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출자총액은 51조3000억원으로 작년 19개 대기업들의 출자총액(55조원)보다 3조7000억원(6.8%) 줄었다.

이 가운데 KT를 뺀 11개 민간기업의 출자총액은 29조2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조1000억원(6.7%) 감소했다.

여기에는 지주회사로 전환된 ㈜LG(출자액 2조2000억원)와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SK글로벌(8000억원)의 출자분이 빠져 있다. 이를 모두 감안하면 실질적인 출자액은 작년보다 9000억원(2.9%) 늘어났다.

주요 그룹의 출자총액 한도 초과 금액 (단위:억원)
삼성650
LG1,100
SK7,690
현대자동차0.1
KT30
한진200
한화40
현대1,820
금호2,700
두산2,360
동부330
2003년 4월 1일 기준.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KT를 포함한 12개 민간기업의 출자총액 32조9000억원 중 △동종(同種)업종 투자 △사회간접자본법인 출자 △구조조정 출자 △외국인투자기업 출자 등 출자총액제한에서 제외(12조1000억원)되거나 예외(4조6000억원)로 인정되는 출자금액은 총 16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50.8%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보다 9.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12개 민간기업이 한도를 초과해 출자한 금액은 5조3600억원이며 예외 인정 금액을 감안하면 실제 법을 위반해 갖고 있는 주식 총액은 1조6900억원이다.

기업별 위법 출자액은 SK가 7690억원으로 가장 많고 금호 2700억원, 두산 2360억원 순이다.

민간기업(KT 제외)의 총수 지분은 1.5%로 작년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총수 일가와 비영리법인, 회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지분은 2.6%로 작년보다 0.2%포인트 높아져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총수가 없는 KT를 제외한 민간기업의 내부지분은 46.6%였다. 내부지분은 총수와 그 일가, 비영리재단, 회사 임원의 주식을 모두 더한 것이다.

총수 일가의 지분이 한 주도 없는 계열사는 11개 민간기업 내 소속회사 332개사 가운데 215개사(64.8%)로 조사됐다.

이동규(李東揆) 공정위 독점국장은 “대기업 총수가 계열사 지분 등을 동원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실제 본인이 갖고 있는 지분에 근거한 의결권보다 10.5배나 높았다”며 “지난 1년간 순환출자가 오히려 강화되거나 인수한 공기업 자산을 계열사로 이전하는 경우가 나타나는 등 소유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단위:억원, %)
그룹총자본금총수지분특수관계인지분
삼성77,573.81335.77(0.43)1,248.79(1.61)
LG107,874.59970.84(0.90)6,975.87(6.47)
SK45,123.72650.20(1.44)303.28(0.67)
현대자동차64,719.321,710.61(2.64)86.05(0.13)
한진14,892.25417.12(2.80)1,245.15(8.36)
한화54,539.87685.84(1.26)137.92(0.25)
현대중공업7,945.00418.00(5.26)126.69(1.59)
현대34,005.67379.97(1.12)166.69(0.49)
금호17,957.4888.29(0.49)522.39(2.91)
두산11,218.1045.11(0.40)719.75(6.42)
동부18,630.13910.64(4.89)486.17(2.61)
2003년 4월 1일 기준. 괄호 안은 그룹 자본금 총액 중 총수와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지분 배율
특수관계인은 총수의 친족, 배영리법인, 임원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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