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2000년 박지원씨 받은 거액 대부분 총선용 자금 청와대 지원說

입력 2003-06-18 18:42수정 2009-09-2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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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2000년 4·13총선을 전후해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전달했다는 거액의 돈이 대부분 정치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당시 여당의 정치자금 조달 및 사용 과정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전 장관이 현대로부터 받았다고 알려진 돈의 액수는 400억원. 특검은 일단 이중 150억원을 받은 것은 사실로 인정, 18일 박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 주변에서는 “아무리 박 전 장관이 실세라고 해도 수백억원의 돈을 개인적인 뇌물로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여당 총선지원금 등 정치자금이 아니면 이런 거액을 수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특검에서도 박 전 장관이 받은 ‘의혹의 거액’ 중 대부분이 동교동 실세 등을 통해 민주당으로 흘러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은 특검의 수사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집중 추적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얘기다.

4·13총선 당시 민주당이 거액의 돈을 조달해 썼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당 안팎에선 당시 동교동 실세가 자금 조달과 배분을 지휘했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당시 민주당은 수도권의 전략지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해서는 ‘깜짝 놀랄 정도’의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 지원 대상이었던 한 출마자는 선거 뒤 “당에서 받은 돈이 10억원을 훨씬 넘는다. 나와 별도로 당 관계자가 직접 와서 돈을 쓰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총선 이후 당내 개혁파가 동교동계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정풍파동이 벌어졌을 때 동교동측에서는 “총선 때 특별지원을 받은 사람 대부분은 수도권에 출마한 이른바 개혁파였다. 그렇게 돈을 받아갔던 사람들이 이럴 수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린 일도 있다.

그동안 동교동계가 그처럼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 방법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다만 기업체들로부터 십시일반으로 거두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만 무성했다.

그러나 이번 특검 조사에서 박 전 장관의 거액 수수의혹이 드러남에 따라 2000년 총선 당시 박 전 장관 등 당 밖의 여권핵심부와 현대가 당 총선자금 조성의 중추역할을 담당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물론 이는 앞으로 검찰 수사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지만 총선 직전 동교동 실세가 청와대에 수시로 드나들며 지원자금을 수령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어 청와대와 민주당의 도덕성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현대가 2월 발표한 대북송금액(5억달러)과 실제 확인된 송금액(4억5000만달러)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특검 수사에서 현대는 차액 5000만달러(약 600억원)는 현물로 지원했다고 해명했지만, 현물지원은 송금과는 다르다. 5000만달러의 행방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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