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씨 인사청탁 대가 2억 수뢰

입력 2003-06-12 06:28수정 2009-09-2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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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휘장사업 관련 정관계 로비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서우정·徐宇正 부장검사)는 2000년 4월 당시 권노갑(權魯甲) 민주당 상임고문이 초기 휘장사업권자였던 CPP코리아측에서 거액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검찰과 업계관계자 등에 따르면 권씨는 당시 CPP코리아 회장 김재기(金在基)씨에게서 “1999년 12월 관광협회중앙회장으로 임명되는 데 도움을 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CPP코리아의 비자금으로 조성된 현금 2억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CPP코리아의 김철우 전 대표와 함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으로 권씨를 찾아가 인사를 한 뒤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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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관광협회장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문화관광부, 월드컵조직위원회 등 휘장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의 관계자들과 수월하게 접촉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CPP코리아가 이들 기관에 대한 로비 목적으로 권씨에게 인사 청탁을 한 뒤 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김철우씨에게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뒤 그와 함께 권씨의 옛 자택에서 두 차례에 걸쳐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검찰은 11일 소환한 김재기 씨를 상대로 김철우씨와 함께 권씨를 찾아가 돈을 전달한 구체적인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이 사건의 정관계 핵심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재기씨는 관광협회장 자격으로 2000년 8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을 만나 “CPP코리아가 사업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1000만∼2000만원씩 모두 7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또 한국관광공사 고위 관계자에게 같은 명목으로 3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권씨와 국회 문광위 의원들에게 돈을 전달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김씨가 휘장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돈을 전달한 알선수재 혐의가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며 권씨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1990년대 초반 주택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지낸 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 한국씨름연맹 총재, 주택사업공제조합 이사장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며 다방면의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2000년 7월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씨에게서 계열사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됐으며 같은 해 12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權씨 “돈 받은 일 없다”

권씨는 이에 대해 “김철우씨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김재기씨는 대학(동국대) 후배로서 알고 지내지만 관광협회회장이 되는 데 도움을 준 일도 없고 김철우라는 사람과 함께 집에 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권씨는 또 “나는 월드컵 휘장사업이 뭔지도 모른다”며 “김재기씨와 통화했더니 김철우씨가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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