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국성장 3%대 초반"…외국銀 일제히 하향조정

  • 입력 2003년 5월 25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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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기(4∼6월)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 초반으로 일제히 낮추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의 4%에서 3.1%로 낮췄다.

CSFB는 1·4분기 성장률 3.7%는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예상 외의 민간소비 침체 현상이 2·4분기에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을 고려해 최근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로 내린 모건스탠리는 23일 중국 홍콩 등 사스 감염 국가에 대한 한국의 수출이 1∼2%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모건스탠리는 한국 경제가 연착륙을 하려면 추가경정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하고 금융완화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릴린치는 22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했지만 올 하반기에는 카드사의 유동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소비와 설비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성장을 뒷받침해온 수출이 이달 들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2·4분기 3%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은 73억2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2% 줄었고, 수입은 84억2000만달러로 8.9% 증가했다. 한은은 이달 영업일수가 작년 5월에 비해 2, 3일 정도 줄어든 것이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사스와 물류대란, 세계경제 침체 등이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1·4분기 중국에 대한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8% 증가했으나 4월엔 38.6%로 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작년 6월 수출실적이 월드컵과 지방선거,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좋지 않아 지수상으론 올 6월 증가율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2·4분기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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