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필립스사장 발언 파문

  • 입력 2003년 4월 1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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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具本俊·사진) LG필립스LCD사장이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전범(戰犯)’에 빗대어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 사장은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전시회 참관 후 기자들과 가진 오찬모임에서 “삼성전자가 LCD부문에서 최근 LG에 1등을 내준 데는 전략적 실패를 이끌었던 전범 때문”이라며 “2차대전 때 일본이 전범 때문에 전쟁에 패배한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분야에서 세계시장 1위를 다투고 있는 경쟁업체.

구 사장은 “삼성전자가 5년 연속 세계 1위에 자만하면서 투자와 양산기술 습득을 게을리 했다”며 “오만과 자만심이 세계 1위를 놓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의 5세대 라인 가동 지연과 투자 실패 요인을 언급하면서 시스템 안정화 실패 등을 ‘10대 전범’ 중의 하나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사장은 또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5세대 두번째 라인 가동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LG가 6개월 정도 1위를 하고 있는 것을 마치 세계시장 1위를 탈환한 것처럼 과대포장하고 있다”며 “최고경영자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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