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고 턴 농협직원…양재남지점서 11억 훔친 과장 수배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52분


코멘트
농협 직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농협 금고에 들어있던 현금 11억여원을 빼내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0일 오전 5시경 서울 서초구 양재동 214 농협 양재남지점 문을 자신의 카드열쇠로 열고 들어가 금고와 현금인출기에서 현금 10억2500만원과 엔화 및 미화 2800만원, 현금지급기에 들어있던 7500만원 등 모두 11억28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이 지점의 과장급 직원 조모씨(35·서울 서초구 내곡동)를 31일 수배했다.자금출납담당 차장 차모씨(43·여)는 “아침에 금고 문을 열어 보니 텅 비어 있어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가 지난해 10월까지 금고열쇠 보관책임을 맡은 자금출납과장을 지낸 점으로 미뤄 당시 열쇠를 복사해 놓았거나 현 출납과장의 열쇠를 몰래 빼낸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정상 금고문을 열 권한은 현 자금출납담당과 지점장만이 갖고 있다. 앞서 조씨는 범행 하루 전인 29일에도 두 차례 은행 문을 열고 들어가 한 차례 금고 문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열쇠를 이용해 은행 문과 금고 문을 열면 C경비업체에 자동으로 기록이 남고 본사 콜센터로도 연락이 간다. 당시 전화를 받은 C경비업체측은 신원확인을 한 뒤 조씨의 출입을 허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C경비업체 박훈영 마케팅팀장은 “용의자가 이 회사 직원으로 연장근무를 하겠다고 전화를 해서 신원확인 작업을 거쳐 출입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C경비업체측은 또 30일 오후 9시40분경 현금지급기가 텅 빈 것을 확인하고도 주말이라 현금이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 확인조치 없이 현금을 채워 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실내에 있던 7개 폐쇄회로(CC)TV도 휴무일이라 모두 작동되지 않았으며 현금지급기쪽 CCTV는 아예 고장이 난 상태로 방치돼 있어 범행 장면은 찍히지 않았으나, 범행 당시 조씨의 차량이 주차장에 진입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조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