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물류창고 취재]인터넷서점 배송전쟁 "1초라도…"

  • 입력 2003년 3월 30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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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시행에 들어간 출판 및 인쇄 진흥법안(도서정가제)에 따라 인터넷 서점은 발행한 지 1년 이내의 책은 10% 이상 할인해 판매할 수 없다. 그동안 가격경쟁을 벌여온 인터넷 서점들 사이에서는 이에 따라 고객이 주문한 책을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장소에 배달해 주는 질 경쟁에 돌입했다.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으로 책을 주문한 뒤 2, 3일 뒤 책을 받아보기까지 인터넷 서점 내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터넷 서점 ‘예스24’(www.yes24.com)의 물류 창고 ‘배송전쟁’ 현장을 찾았다.

▼①시간당 800권 처리 ▼


경부고속도로 수원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오자 마자 5분 정도 국도를 타고 서쪽으로 달려 경기 용인시 기흥읍 하갈리 ‘제일제당 수원 물류센터’의 예스24가 임대한 2000평 규모의 물류창고에 도착했다. 2층 건물 전체는 책을 분류해 정리해 놓은 책꽂이 200여개가 차지하고 있었고 한쪽에는 포장대와 검수대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포장대 바로 옆에는 도트프린터가 쉴 새 없이 ‘찍찍’ 소리를 내며 주문서를 뱉어내고 있었다.

이 주문서에는 수초 전 인터넷을 통해 고객이 주문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장당 평균 주문량은 책 7, 8권에 단가는 5만3000원이라는 게 이번주 물류부문장의 설명. 프린터는 시간당 1000장의 주문서를 24시간 찍어낸다.

▼②빨리 그러나 정확하게 ▼

‘집책자(集冊者)’ 60여명은 줄을 서서 주문서를 한 장씩 찢어들고 책꽂이로 향했다. 주문서의 책 제목 앞에는 책이 꽂혀 있는 책꽂이의 위치가 ‘S·B3’와 같은 형식으로 표시가 돼 있었다.

책 분류는 문헌정보학과 출신 전문가들이 대규모 도서관처럼 찾기 쉽도록 체계적으로 해 놓았다. 주문서 상의 책 제목은 ‘가나다’ 순서가 아닌, 컴퓨터가 계산한 집책자의 동선(動線)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열돼 있었다. 주문량이 많은 베스트셀러는 프린터와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된 특별 선반에 따로 보관, 주문에서 포장까지의 시간이 일반 도서보다 적게 들도록 했다.

▼③확인 또 확인 ▼

집책자가 들고 온 책은 검수대에 놓여진다. 이 곳에서 검수자들은 주문서의 내용과 모여진 책의 제목이 일치하는지 재확인하고 출고라인으로 보낸다. 출고라인에서는 고객의 주소와 ‘경비실에 맡겨주세요’ 등의 메시지가 찍힌 송장을 책을 감싼 마분지 포장지에 붙이고, 포장된 책은 다시 한 번 비닐로 진공 포장해 택배차량에 싣는다.

물류센터 내에서 주문서가 프린트 된 뒤 포장과정을 걸쳐 택배차량에 실시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20분. 이 부문장은 “미국의 아마존과 같이 책 자동분류기를 쓰면 이 시간을 더 줄일 수 있으나 국내 서적은 크기가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기계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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