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또 출렁…불확실성 시대 투자전략 "분산보다 집중"

  • 입력 2003년 3월 25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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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급등했던 세계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라크의 강력한 반격으로 장기전이 예상되면서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가 여러 불확실성에 휩싸여 하락세가 이어질 때는 쉬는 게 원칙이다. 굳이 투자를 하려면 대세상승 때와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6개월 이상 장기 시각을 갖고 투자 심리 악화로 주가가 실제가치보다 크게 떨어진 종목을 싸게 사두는 것도 한 방법.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저서 ‘미래의 결단’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로서 대통령이 꼭 지켜야 할 6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이 수칙은 미국-이라크 전쟁, 북한 핵, 전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 투자신탁 환매 등 예상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시대의 주식투자 원칙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확정〓대통령은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밀고 나가려 해선 안 된다. 해리 트루먼은 뉴딜 정책을 추진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취임하자마자 이오시프 스탈린에 맞서기 위해 싫어했던 국제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받아들였다.

주식투자에선 리스크 관리가 먼저 해야 할 일. 주식을 살 때는 얼마 이하로 떨어지면 두 눈 감고 팔아 손실을 줄인다는 손절매 원칙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하락장에서 살아남아야 상승세로 돌아섰을 때 손실보다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분산보다 집중〓로널드 레이건은 인플레이션 잡는 것을 최대 과제로 삼았다. 이자율을 크게 올리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불경기가 찾아왔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현재 거래소에는 861개가 상장돼 있고 코스닥등록 종목은 881개다. 코스피200선물 옵션과 개별주식옵션도 있고, 채권형 및 주식형 수익증권도 수천개다. 이 모든 것을 자세히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자목적과 투자기간에 맞춘 원칙을 세운 뒤 그 원칙에 맞는 소수 정예 종목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

▽섣부른 확신과 고집은 노(NO)!〓확실하게 어려움이 예상되는 일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시장 흐름을 도외시한 채 스스로의 확신에 얽매여 고집스레 주식을 산 뒤 주가가 떨어져도 계속 갖고 있다간 빈털터리 되기 십상이다. 증시는 아무리 뛰어난 슈퍼컴퓨터로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예측이 어렵다.

▽큰 흐름을 잡아라〓린든 존슨과 지미 카터는 시시콜콜한 일까지 직접 챙기다 평판이 땅에 떨어졌다. 반면 “결정은 내가 하고 그 다음엔 장관에게 맡긴다”고 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최장수 대통령이 됐다. 하루하루 전황(戰況)에 따라 춤을 추는 주가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전쟁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전쟁 후 경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등 큰 줄기를 잡는 게 중요하다.

▽측근은 사양〓이것은 에이브러햄 링컨의 좌우명이었다. 루스벨트의 수많은 친구 가운데 행정부에서 일한 사람은 없었다. 특정 종목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해서는 곤란하다. 주가를 결정하는 요소는 수없이 많다. 가치가 좋다고 해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다른 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자신의 소신도 꺾을 줄 아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오로지 수익률〓트루먼은 존 F 케네디 대통령 당선자에게 “대통령에 선출되고 나면 그날로 정치적 캠페인은 그만 두라”고 충고했다. 주식투자는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전략을 차분하게 세우고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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