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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3월 20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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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급등=20일 종합주가지수는 26.68포인트(4.92%)나 오른 568.46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2.37포인트(6.45%) 급등한 39.14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 거래대금도 2조9802억원으로 1월 10일(3조9803억원) 이후 70여일 만에 가장 많았다. 코스닥 거래대금도 1조946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거래도 활발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거래소 735개, 코스닥 773개로 하락종목(거래소 82개, 코스닥 64개)을 훨씬 웃돌았다. 거래가 늘면서 주가가 오르는 활황장세의 모습이었다.
외국인이 이틀째 302억원어치 순매수한 데다 개인들도 1037억원어치 사자에 나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프로그램 매물이 2397억원어치나 쏟아져 프로그램 매수(1229억원)보다 훨씬 많았지만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강한 매수세가 가볍게 해소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와 신용카드채권 부실화 우려 등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은행(9.42%) 증권(13.67%) 보험(6.39%) 등 금융주를 비롯한 전업종이 상승했다. 삼성전자(5.24%)와 현대자동차(6.03%) 등 수출주와 신세계(5.24%) LG홈쇼핑(5.31%) 등 내수주도 함께 올랐다.
▽채권시장, 안정세를 찾아간다=SK글로벌로 인한 환매사태가 점점 진정되면서 금리가 약간 내렸다.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연 4.82%에 마감됐다(채권가격 상승). 투신사 환매사태로 연 9.2%까지 치솟으며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신용카드 채권도 연 7.2%에 거래됐다.
대체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강하게 작용하면 투자자들이 주식보다는 안전한 채권으로 몰려 금리가 내려가고(채권가격이 올라가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안전한 채권보다는 추가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으로 몰려간다.
따라서 ‘이라크전쟁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야(채권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반대로 금리가 내려갔다는 점은 이라크전 영향이 적었다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 이용호 채권시장팀장은 “SK사태로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던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며 매수세가 다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 외환시장 개입 달러당 10원 떨어져 ▼
▽원-달러 환율 급락=원-달러환율은 달러당 10.8원 하락한 1246.0원에 마감됐다(원화가치 상승). 오전까지만 해도 한때 1260원을 넘었지만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2월 말 1193.7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북한 핵문제가 불거지고 이라크전쟁이 임박하면서 19일에는 1256.8원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20일에는 이라크전쟁이 발발해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또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했다는 소문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환율이 크게 떨어졌다.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면 미국경제에 파란 불이 들어오는 것을 뜻해 달러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한은 "금융시장 불안땐 무제한 자금공급" ▼
한국은행은 이라크전쟁 발발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필요한 자금을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과 국채 매입, 통안증권 중도환매 등을 통해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또 예금인출 등으로 일시적으로 돈줄이 마른 은행에 대해서는 유동성조절 대출제도와 일시부족자금 대출제도를 활용,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박철(朴哲) 부총재는 20일 “이라크전쟁으로 국내 자금시장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둔화로 중소기업이 자금난을 겪으면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이 용도로 우선 3850억원을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중동지역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해당 업체에 무역금융 융자기간을 연장하도록 했다.
금융기관이 중동지역 수출업체의 기한부어음(유전스) 등을 담보로 취급한 원화대출금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박 부총재는 외환시장 안정에 대해 “원-달러화 환율이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 불안이 과도하면 수급조절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적극적인 환율 개입 의사를 밝혔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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