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증시 "500線도 불안”…환율-이라크戰 등 악재 많아

  • 입력 2003년 3월 1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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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520선에서 반등 시도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500선마저 자신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주가 하락이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 북한 핵문제, 외국인 매도 등 해외 요인에 따른 것이어서 얼마나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조차 부질없는 일이라는 체념이 확산되고 있다.

물론 소수 낙관론자들은 “이러다가 뜻밖의 요인에 의해 오를 수도 있는 것이 주가의 속성”이라며 억지로나마 미소를 짓고 있다.》

▽세계증시 동반하락〓미국 증시가 흔들리면서 전 세계 증시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다우지수는 10일 7,568.18에 마감해 올 들어 9.27% 떨어졌다.

작년 10월10일의 저점(7,533.95)에 근접한 것. 나스닥지수도 1,278.37로 1,300선이 무너졌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11일 7,862.43엔에 마감해 20년 만에 8,000선이 무너졌다. 독일의 닥스지수는 통일 후유증으로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으며 올 들어 19.48%나 폭락, 7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전쟁과 평화〓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 하락을 미-이라크 전쟁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해 기업이익과 경제성장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전쟁이 단기에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면 주가는 91년 걸프전 때처럼 급반등할 것이라는 것.

하지만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10일자)에서 미국 주가가 4년째 하락하고 있는 것은 전쟁뿐만 아니라 증시 구조가 바뀌어 주가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S&P500지수는 1995년만 해도 하루에 2% 이상 변동한 날이 한 번도 없었지만 작년에는 52일이나 됐다.

이는 △투자가 점차 단기화하고 △엄격한 회계기준으로 실적관리가 어려워졌으며 △증시의 글로벌화로 24시간 쉬지 않고 주식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이런 변화 때문에 평화가 찾아오더라도 2000년 3월의 전고점까지 오르는 데는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락세 이어지나〓장외악재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연일 매물을 내놓아 수급마저 무너졌기 때문에 주가는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종합주가 520선에서 반등 시도가 있을 것이나 펀더멘털이 나빠지고 있어 추가하락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SFB증권 윤석 전무는 “한국기업의 수익성이 ‘9·11테러’ 때보다 좋아 종합주가 500선에서는 외국인 매수가 나올 것”이라면서도 “원-달러 환율 상승과 SK그룹 분식회계 등 새로운 악재가 나오고 있어 추가하락 위험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사장은 “북한 핵문제가 악화되면 외국인 투매로 주가는 더 폭락할 수 있다”며 “주가가 450선 아래로 떨어지면 연기금 같은 기관에서 대형 우량주를 사들여 주가가 장기 상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주요국가의 주가 등락률 (단위:%)
지수등락률
독일 닥스지수-19.48
한국 코스닥지수-18.39
한국 종합주가지수-13.28
싱가포르 ST지수-9.49
미국 다우지수-9.27
일본 닛케이평균주가-6.26
미국 나스닥지수-4.28
대만 자취안지수-2.97
태국 SET지수-0.89
아르헨티나 메르발지수6.89
중국 상하이지수8.20
3월 10일 종가 기준. 자료:증권거래소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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