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설비투자 증가율, 17개월만에 최저

  • 입력 2003년 2월 27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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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설비투자증가율이 17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생산활동도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 오름세가 머지 않아 내림세로 돌아설 징후도 보인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7% 줄었다. 설비 투자가 줄어든 것은 6개월만에 처음이다. 감소폭은 2001년 8월의 17.9%에 이어 가장 컸다.

신승우(申昇雨)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컴퓨터 통신기기 일반산업용기계 등에 대한 투자 감소가 전체 설비투자 위축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생산활동은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1월 산업생산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3.6% 높아졌으나 이는 전월의 증가율 9.5%와 비교할 때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더구나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전월 대비 산업생산지수는 1.1%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컴퓨터를 포함한 사무회계용 기계와 섬유산업은 각각 산업생산지수가 작년 동월보다 11.9%와 11.0%씩 줄었다. 다른 산업의 생산지수 증가율은 △반도체 23.4% △영상음향통신 12.9% △자동차 6.7% △기계장비 3.4% 등이었다.

평균가동률은 77.4%로 작년 12월에 비해 0.4%포인트 올라갔다. 생산자제품 출하는 내수부문이 3.6%, 수출부문이 3.6% 증가했다. 수출부문의 출하증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소매판매는 작년말 크게 감소했던 소매가 설 특수(特需)의 영향으로 회복돼 전체적으로 4.5%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소매는 대형할인점이 38.5%, 백화점이 10.2% 늘어난데 힘입어 8.4% 늘었다. 반면 도매는 1.0% 늘어나는데 그쳐 전월의 1.1%에 이어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자동차와 연료 판매는 7.9% 늘었다.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同行)지수 순환변동치가 100.9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경기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경기선행(先行)지수의 전년 동월비 증가율은 9개월째 떨어졌다.

경기동행지수는 생산 수출 도소매 등 실제 경기와 같이 움직이는 7개 지표를, 경기선행지수는 설비투자와 주가지수 등 경기순환에 앞서 움직이는 9개 지표를 종합한 것이다.

통계청은 각종 지표를 종합할 때 현재 경기상황은 '완만한 상승국면'이지만 머지않아 하락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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