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큰손들이 떠난다… 예탁금 한달새 1兆빠져

  • 입력 2003년 1월 13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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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안심리와 북한 핵문제 및 부동산값 하락 등으로 안전선호 경향이 확산되면서 주식에서 돈을 빼 MMF 등 단기상품에 묻어놓고 있다.

큰손이 증시를 떠나고 상황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심리가 퍼지고 있어 증시는 당분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화증권 서여의도지점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 이후 큰손들은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주식을 팔아 MMF로 옮기고 있다”며 “과거에는 주식을 팔더라도 고객예탁금으로 남겨둔 뒤 주식 매수를 기다렸지만 최근엔 돈을 인출한다”고 밝혔다.

SK증권의 한 지점장도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에서 큰손들이 주식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B&F투자자문 김석규 사장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감과 북한 핵문제 등이 겹치면서 최근 증시를 떠난 개인자금이 2조∼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새 정부가 분배를 강조하면서 근로자의 몫을 늘리면 기업이익이 줄어 주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고객예탁금·MMF·종합주가 지수 추이 (단위:억원,포인트)
구분고객예탁금MMF종합주가지수
2003.1.7-5697,230-14.51
1.6-1,7778,2855.61
1.352217,57725.93
1.2-6937,8027.62
2002.12.316796,006휴장
12.30-1,658-28,921-29.37
12.27-3,3311,044-14.97
12.26211-2,611-5.93
12.24-95-1,557-13.56
12.2365-3,533-18.06
12.20-1,322-2,1570.22
12.18-3,361-9,7134.73
증감 및 등락 기준. 자료:한국은행, 증권거래소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고객예탁금은 9일 현재 8조324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1조3385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MMF는 올들어 7일까지 불과 4일 만에 7조894억원 급증했다.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사장은 “북한 핵문제와 새정부 정책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등록기업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3·4분기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투자심리가 나빠지고 있다”며 “큰손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는 만큼 증시는 상당 기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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