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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7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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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수업 시간에 흔히 듣는 말이다. 새해 들어 국내 기업들이 잇달아 윤리경영, 신뢰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윤리경영 지수'를 평가하는 모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산업정책연구원은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장,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신철호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 등으로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기업들의 윤리경영을 평가하는 모델을 개발, 7일 내용을 발표했다.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중요=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경제적 공헌(가중치 11.7%), 사회적 공헌(68.3%), 자발적 공헌(20.0%)을 측정해 100점 만점으로 기업의 윤리경영 지수를 평가했다. 고용창출과 1인당 부가가치 등 언뜻 '윤리'와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이는 요소를 점수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연구팀은 "기업이 이익창출을 하지 못하고 부도가 나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항목은 'CEO의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 비중이 오히려 '기업윤리 시스템'보다도 훨씬 높다는 점. 다시 말하면 최근 기업들이 잇달아 발표한 윤리강령 선포보다도 CEO가 윤리경영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윤리 경영을 사원들의 '복무 규정'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CEO가 최고윤리임원(CEO·Chief Ethics Officer) 역할을 하지 않고서는 윤리경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포스코 윤리경영 점수는?= 연구팀은 오래 전부터 윤리경영에 관심을 가져온 포스코를 모델에 적용시켜 예비평가를 해봤다. 평가 결과 포스코는 경제적 공헌 8점, 사회적 공헌 56.27점, 자발적 공헌 18.37점을 합쳐 82.64점(100점 만점 기준)을 받았다.
이 정도면 비교적 높은 점수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 특히 배점이 20점인 자발적 공헌 부문에서 18.37을 받은 것은 기부 등 사회복지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환경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의 한계=이번 평가모델 개발은 국내 첫 시도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점은 공동연구팀도 스스로도 인정한다. 우선 평가 대상의 상당수가 수치화될 수 없는 부분이어서 평가의 객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점이 높은 '최고경영자의 윤리경영 의지'도 주관적인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자칫 기업의 본래 목적인 이익을 내는 것보다는 '도덕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윤리경영으로 잘못 인식될 수도 있다.
김기찬 교수는 "평가모델은 현실에 맞게 계속 보완할 예정"이라며 "일단 평가해보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업들이 스스로의 윤리경영 지수를 평가해보도록 곧 '자가진단용 평가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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