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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6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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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 전쟁 가능성이 커지면 유가가 오르고 주가가 내리는 반면 가능성이 작아지면 유가는 내리고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쟁이건 평화적 해결이건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는 ‘유가를 보면 주가가 보이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유가와 주가의 이런 역행 흐름은 올해에 국한된 특별한 현상이다.

▽거꾸로 가는 유가와 주가=작년 국제 유가는 꾸준히 올랐다. 작년 초 20달러 수준이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값은 3일 현재 33.28달러로 올랐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4월18일 937을 정점으로 내림세를 보이며 유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하반기 이후에는 유가가 잠시 내릴 때 주가가 오르고 유가가 다시 오를 때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뚜렷했다.
고유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동에 전쟁이 일어나 석유 공급이 줄어들 우려와 전쟁 전에 원유를 확보하려는 가수요가 유가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운이 감돌던 1990년 10월에도 WTI 유가는 36.4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실제로 전쟁이 터진 91년 1월부터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최정식 현대투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수입품 가운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유가가 오르면 실물경제와 주가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평화시 유가는 경기 선행지표=그러나 평상시의 유가는 경기 또는 주가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경기 호전이 예상되고 실제로 산업활동이 활발해지면 원유 수요가 늘어나 값이 오르기 때문. 경기가 좋으면 기업은 원유를 더 사야 하지만 물건을 만들어 파는 이익이 더 많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
반면 경기가 정점을 지나 기업 실적이 둔화되면 생산활동 위축에 따라 유가도 내리고 주가는 떨어진다.
최 연구원은 “지금은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어서 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원가 부담은 늘고 판매 이익은 늘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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