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수주 조선업계 순풍…현대重 9억달러 계약

  • 입력 2003년 1월 2일 17시 28분


지난해 유례 없는 발주 가뭄 속에도 대부분 목표치를 달성했던 국내 조선업계가 새해 초부터 릴레이 수주를 발표하는 등 ‘신바람’을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엑슨모빌사로부터 부유식원유생산저장설비(FPSO·사진) 1기, 중국 ACT-OG사로부터 해상플랫폼 2기 등 모두 9억달러 규모의 해양설비 수주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같은 날 삼성중공업은 카타르 라스라펜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 캐나다 시스판사로부터 컨테이너선 5척, 이탈리아 유로세니카사로부터 정유제품운반(PC)선 2척 등 모두 8척의 선박을 5억8000만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FPSO는 2005년 서아프리카 앙골라해역 해상에 설치될 예정으로 떠 있는 상태에서 해저 유정으로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시설이다. 중국에서 수주한 플랫폼은 올해 말까지 홍콩 동남쪽 160km 지점에 설치되며 생산된 원유를 인근 해상 정제시설로 보내게 된다.

현대중공업 권오갑 전무는 “이 외에도 곧 발표할 대규모 수주 계약이 줄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LNG선은 적재용량 14만5000㎥급으로 선주사는 앞으로 3척가량의 선박을 삼성에 추가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에서 수주한 컨테이너선도 세계 최대급인 81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삼성중공업은 지난 한 해 전년 대비 36% 증가한 30억달러 규모를 수주, 당초 목표치인 25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이 밖에 STX조선은 2일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000억원가량 늘어난 6500억원으로 잡은 가운데 컨테이너선 ‘CMA CGM 클로델’호와 PC선 ‘유로 썬’호가 미국 조선 전문지 ‘마린로그’로부터 2002년 최우수 선박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수주 호조에 발맞춰 올 연구개발(R&D) 투자액을 대폭 확대, 미래경영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R&D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20.3% 늘어난 1179억원으로 잡았고 삼성중공업도 지난해보다 17.6% 늘어난 400억원을 R&D에 쏟아붓기로 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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