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이웃돕기 이색 송년회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8시 26분


13일 서민들이 모여 사는 서울 은평구 구산동에서는 연탄을 나르는 인간 띠가 길게 이어졌다. 추운 날씨 속에 3시간반 동안 연탄을 나른 주인공은 CJ주식회사 인사팀 직원 20여명. 이들은 연말 송년회 행사로 술자리 대신 봉사활동을 선택했다. 이날 배달된 1200장의 연탄과 150만원 상당의 치약 비누 등 생필품은 부서 송년 경비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흥청망청하기 쉬운 연말, 이웃을 생각하는 이색 송년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불우이웃과 가정을 돌보는 행사가 눈에 띈다.

한국코카콜라는 11일 임직원들이 산타클로스가 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소아병동을 찾았다. 산타클로스들은 입원한 아이들에게 마술과 풍선쇼를 보여주고 크리스마스 캐럴을 불러주기도 했다.

교육용 비디오 대여업체인 ‘키위영어’는 가족과 함께 하는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 직원가족을 초청해 열심히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준 후 아이와 함께 내년을 준비하는 편지를 읽는 ‘아빠의 약속’이란 송년회를 마련 중이다.

컴퓨터부품업체인 ‘비티오’는 20층 옥상에서 고사를 지낸 뒤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앙금이나 새해 소원을 옥상에서 외치는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이 같은 행사를 통해 1년간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씻어낸다는 의도.

외국계 부동산컨설팅업체인 ‘BHP Korea’는 직원들의 내년 다짐을 사내 게시판에 올리기로 했다. 컨설팅회사 특성상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강해 다른 직원들이 올린 글을 보면서 서로 관심을 가지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결심한 바를 가장 잘 지킨 사원에게는 내년 말에 포상도 할 계획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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